회식문화 위축 등으로 과거보다 술자리는 줄어든다지만 숙취해소제를 찾는 사람들은 늘어나는 모습이다. 매년 10% 이상 성장하는 탄탄한 국내 시장을 발판으로 다양한 숙취해소제가 개발돼 해외 진출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연 10%대 성장, 2천억대 시장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는 2015년 1천400억원에서 2016년 1천570억원, 2017년 1천800억원, 2018년 2200억원, 2019년 2400억원으로 연간 10~20%씩 성장하고 있다. 과거보다 술을 덜 마시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최근 수년간 소주와 맥주 등 국내 주류시장의 연간 성장률이 2%대인 것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CJ헬스케어가 1992년 출시한 컨디션 연도별 제품. CJ헬스케어 제공](https://www.imaeil.com/photos/2019/12/05/2019120513024315641_m.jpg)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의 문을 연 제품은 1992년 출시된 CJ헬스케어의 '컨디션'이다. 헛개와 콩에서 추출한 성분과 쌀 배아를 발효시킨 미배아발효추출물 등 성분을 함유해 숙취를 일으키는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과가 있다. 컨디션의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약 5억9천만병, 누적 매출은 6천300억원을 넘겼고 최근까지 시장점유율 40%대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컨디션의 뒤를 바짝 쫓는 제품은 삼양사 큐원이 2013년 출시한 '상쾌환'이다. 상쾌환은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판매량 5천만포를 돌파했다. 효모추출물, 헛개나무열매와 칡꽃 등 식물혼합농축액 원료를 배합해 환 형태로 만든 상쾌환은 20% 후반대 시장점유율로 음료 일색이었던 숙취해소제 시장에 환 제형이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편의점 CU에서는 상쾌환의 20·30대 구매비중이 61%에 달하는 등 젊은층에서 특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에 민감한 젊은층 특성을 감안해 편의점 기준 2천9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설정했다. 1회분 3g에 불과한 작고 가벼운 환 제형 특성상 휴대하기 좋아 갑작스런 음주에도 챙겨먹을 수 있다.
◆다양해진 제형에 커피, 아이스크림까지
![한독의 숙취해소제](https://www.imaeil.com/photos/2019/12/05/2019120512595896534_l.jpg)
환 형태의 성공에 더욱 다양한 제형까지 등장하는 모습이다. 제약사 한독은 자사의 숙취해소제 드링크 '레디큐'를 씹어먹는 캔디 형태로 변형한 '레디큐-츄'를 출시했다. 달콤한 망고맛에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휴럼은 지난 6월 젤리 형태의 숙취 해소제 '아모케 티도안나젤'을 출시했다. 파인애플 농축액, 패션후르츠농축액, 벌꿀을 넣어 디저트처럼 즐길 수 있도록 맛에 신경을 썼다. 메디톡스의 '칸의 아침'은 레몬맛 분말형으로 스틱형으로 포장했다.
![카페25 해장커피. GS리테일 제공](https://www.imaeil.com/photos/2019/12/05/2019120512582891440_l.jpg)
해장커피나 아이스크림까지 출시됐다. GS25는 지난달 28일부터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를 통해 새로운 메뉴인 해장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아메리카노에 헛개나무 추출 분말, 아스파란긴산, 벌꿀 분말이 혼합된 '숙취제로팩'을 더했다. 작은컵이 2천원, 큰컵이 2천300원으로 부담없는 커피 수준의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이마트24는 2016년부터 숙취해소용 아이스크림 PB제품 '견뎌바'를 판매하고 있다. 헛개나무 열매농축액 0.7%를 함유한 이 제품은 제품명과 아이스크림 형태라는 신선함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고가전략, 수출시장 공략도
치열해진 시장 경쟁에 기존 제품보다 2배 비싼 고가제품 판매 전략을 구사하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CJ헬스케어와 그래미는 각각 2017년과 2015년에 기존 제품보다 두 배 비싼 1만원대 제품 '컨디션CEO' '여명1004'를 출시했다.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은 괴로움을 피하기 위해 이 정도 비용을 충분히 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수출시장 공략 역시 눈에 띈다. CJ헬스케어는 몽골 유통회사와 계약을 맺고 지난해 12월 컨디션을 현지 수출하기 시작했다. 현지 마트, 편의점, 약국, 노래방 등을 공략한다.
한독은 면세점에서 레디큐-츄를 대량 구매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특성을 고려해 5박스 분량 제품을 묶음으로 구성한 면세점 스페셜 패키지를 2017년부터 내놓았다. 또 지난해에는 중국 식약관리국에서 위생허가를 받고 레디큐 제품을 정식으로 출시해 중국시장을 직접 공략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국의 주류 판매액은 129조8천억원대에 달하는 반면 숙취해소제 시장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자국 숙취해소제에 대해 소비자 신뢰도가 낮다는 점에서 한국기업 입장에서 진출가능성이 크다.
aT 관계자는 "중국은 높은 도수의 술을 즐겨 마시고 있으나 숙취해소제 시장은 현재 발전 초기 단계로 경쟁 제품이 적다. 한국은 중국보다 성숙한 관련 시장을 토대로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건강과 관련된 문구를 제품 포장에 기입하고 홍보를 하기 위해서 비교적 까다롭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보건식품 등록을 사전에 실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숙취해소제 시장의 전망은 앞으로도 밝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숙취해소제 이용이 문화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소비자층이 계속 두터워 질 것으로 본다"며 "소비자들에게 더 편하고 새롭게 다가가기 위한 업계의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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