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의 맥락을 지우거나 벗겨내며, 또한 그것을 켜켜이 쌓아 껍질의 경계를 상상하는 회화와 설치작품이 선을 보이고 있다. 이 전시회는 '형태의 현상과 본질을 구분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해 예술형식인 의미와 시각요소의 일부분으로서 형체에서 껍질의 경계를 상상하고 있다.
021갤러리는 누구나 이해하지만 쉽게 정의할 수는 없는 '껍질'을 주제로 박동삼 이병호 이환희 작가의 'Peel-그 경계를 상상하다'전을 열고 있다.
안과 겉을 구별할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사물의 형상과 본질, 참과 거짓, 흑과 백이 서로 다른 면에 놓일 수만 있는 것이 아니며 서로 동일한 면에서 지배되는 법칙에 적용받는 것일 수 있다는 인식에서 이 전시회는 출발하고 있다.
작가 박동삼은 디테일을 삭제해 오롯이 실루엣만을 남겼을 때 우리가 보는 것은 무엇인가로 껍질의 경계를 보여준다. 실루엣은 사물의 윤곽을 드로잉한 것이다. 모든 사물은 각각의 실루엣을 지닌다. 실루엣은 이미지로써 인식의 매개체가 된다.
작가는 투명테이프와 한지를 재료로 해서 사물의 속성을 벗어버린 실루엣 자체로 작업한 조형작품을 통해 두 재료의 물성이 사물의 속성을 버릴 수 있도록 해 주는 배경역할을 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 이병호는 보이지 않는 껍질 이면에 존재하는 텅 빈 영역의 실체를 보고자 한다. 실리콘으로 만든 인체 조각체에 기계장치를 이용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거나 절단된 인체조각들을 재조합해 새로운 포즈의 조각을 만들어 낸다. 작가의 작품을 보면 마치 살아 쉼 쉬는 듯한 조각에서 껍질의 경계는 무력해진다.
작가 이환희는 다양한 기법과 두터운 마티에르로 형식이 곧 내용이라는 개념적 회화 작업으로 이미지에 대한 껍질을 깨는 것이 아니고 깨짐 바로 앞, 깨짐의 긴장 상태에 있는 작품을 보여준다. 그는 캔버스 표면을 우연에 맡기기보다는 매스감이 강하게 드러나는 재료의 물성을 특정한 방식으로 전면에 드러냄으로써 캔버스 화면을 부조적으로 보여준다.
화화 표면이 회화적 그림의 그것과는 다른 감각으로 변주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은 우리에게 경계의 자유를 통제하기도 하면서 상상하게도 한다. 전시는 2월 7일(금)까지.
문의 053)74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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