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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캡슐] 외발 썰매 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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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겨울, 아이들이 외발 썰매를 타고 있다. 매일신문 DB
1970년 겨울, 아이들이 외발 썰매를 타고 있다. 매일신문 DB

요즘처럼 추운 날, 썰매 타기는 아이들에겐 겨울 추위를 이기는 최고의 놀이였다. 마을 가까운 저수지나 강, 도랑, 논바닥은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저마다 각양각색의 썰매를 하나씩 들고 나와 얼음지치기에 바빴다.

썰매를 타다보면 가끔 얼음판에서 '찌이잉'하는 얼음이 우는 소리에 움찔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순간에 불과했다. 내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썰매 경주를 했다. 세상 끝까지 달릴 기세로 송곳질을 해댔다. 욕심이 앞서 고꾸라지거나 나뒹굴어도 툭툭 털고 일어나면 그만이었다. 썰매를 타다 목이 마르면 얼음조각을 오도독오도독 씹어 먹으면 해갈되었다.

썰매를 잘 타는 아이들은 외발 썰매를 만들어 탔다. 외발 썰매는 썰매 날이 가운데에 하나만 있어 균형 감각이 뛰어나지 않으면 올라서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얼음에 닿는 면적이 좁은 만큼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 특히 장애물이 있는 곳도 자유자재로 피해 다닐 수 있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썰매를 타다 보면 신발과 양말이 젖고 바짓가랑이도 꽁꽁 얼어 붙었다. 그쯤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뭇가지를 주어다 모닥불을 피웠다. 양말과 옷이 젖어 불을 쬐면 몸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얼었던 손과 발가락도 온기에 간질거렸다. 젖은 옷 때문에 어머니에게 야단맞을 일이 걱정돼 불 가까이에서 젖은 양말과 바지를 말리려 다 나일론로 된 점퍼와 바지, 양말에 구멍을 내기도 했다.

아이들은 동트기가 무섭게 나와 날이 저물 때까지 그렇게 겨울을 즐겼다. 날이 저물고 지붕 위로 저녁연기가 피어오르면 그제서야 아쉬움을 안고 얼음판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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