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각 지역 맹주, 총선에서 '예선' 치르나?

더불어민주당 이어 한국당도 대선주자급 중진들 권역별로 총선 지휘하게 하는 방안 검토

차기 대통령선거를 겨냥하고 있는 여야의 거물들이 오는 4월 총선 때 자신의 정치적 고향에서 맞대결을 펼쳐 '예선'을 치르는 방안이 각 정당에서 검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대선후보급 인사들을 전국 권역별로 출마시켜 각 지역의 총선을 이끌게 한다는 방안을 발표한데 이어 자유한국당도 이에 대한 맞불전략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면 대구경북에선 김부겸 의원과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역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해 승자가 자연스럽게 지역의 맹주로 떠오르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여당은 이 같은 전략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수도권을 맡고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강원지역 선거를 책임지는 구도를 중앙당에서 두 사람에게 요청한 상태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저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저서 '정치야, 일하자'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아울러 김부겸 의원은 대구경북,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두관 의원에게는 부산과 경남 선거를 맡긴다는 구상이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호남 선거를 총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각 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중진 인사들이 짜임새 있게 선거를 이끌어 준다면 선거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주자들도 성과만큼 차기 대선가도에서 당의 평가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동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빠,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이름'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도 지난달 29일 열린 제3차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전·현직 당 대표, 광역자치단체장 등을 권역별로 전략공천을 한 뒤 각 지역의 선거를 이끌게 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전 대표를 호남으로 차출하는 방안도 거론됐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하지만 한국당에선 대선주자급 중진들이 공관위 기대와 달리 고향에서 자신의 정치적 재기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중앙당의 전략이 관철될 지는 미지수다. 특히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전 대표에서 호남 출마를 제안하는 것은 정치적 결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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