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신매동에 사는 김진희(42) 씨는 지난 설 연휴 이후 평소 이용하지 않던 자가용 차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그전엔 수성구 범어동까지 주로 도시철도를 이용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확산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대중교통을 꺼리게 됐다. 김 씨는 "혹시 모를 감염 우려 때문에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몰려있는 대중교통을 피하려고 한다"며 "가족 중 어린아이도 있어 특히 더 조심하고 있다"고 했다.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는 등 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우려해 대구 시민들이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 명절 이후 버스와 도시철도 이용객이 이전보다 줄어들었고, 특히 도시철도의 경우 주말 이용이 가파르게 감소했다.
6일 대구시에 따르면 설 연휴 직후 평일인 1월 28~31일 하루 평균 시내버스 이용자는 61만5천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평일(20~23일) 하루 평균 63만6천 명보다 3.2% 감소한 수치다. 전년 동기 65만6천 명보다는 6.2% 줄었다.
도시철도는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8~31일 하루 평균 45만7천 명이 도시철도를 이용했다. 이는 전주 평일의 하루 평균 48만5천 명보다 5.8% 감소했다.
특히 주말과 휴일의 감소세가 눈에 띄었다. 설 연휴를 지나 신종코로나에 대한 불안이 커진 뒤 첫 주말이었던 이달 1일 토요일의 도시철도 이용자는 37만3천 명에 그쳤다. 올해 1월 토요일 평균보다 13.8%가 줄어든 것. 2일 일요일 이용자는 27만2천 명까지 내려갔고, 이는 1월 일요일 평균 31만9천 명보다 14.7%가 감소한 수준이다.

앞으로 신종코로나가 지속될 경우 대중교통 수요는 계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 2015년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됐을 때 대구도시철도 1호선과 2호선의 이용자 수는 전달보다 각각 18.8%와 18.4% 감소했다.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5월과 6월 사이 감소 폭보다 8~10%포인트가량 더 떨어졌다.
대구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자 이달 4일부터 6일까지 차량과 역사, 차고지 등의 소독·방역에 나섰다. 버스 내에 손 소독제를 두고, 기사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대구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최근 신종코로나에 대한 우려로 대중교통 수요가 줄어드는 분위기"라며 "승객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방역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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