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 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길거리 인적마저 없어 전통시장과, 상점, 식당 등은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이대로라면 코로나 위험보다 서민 경제가 먼저 무너질 것이라는 상인들의 한숨소리가 가득하다.
◆사람 찾아보기 힘든 상점가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북구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매천시장) 입구에는 '마스크 미착용시 출입금지' 입간판이 내걸렸다. 매천시장 상인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휴대폰 화면에 뜬 코로나19 관련 기사를 바라봤다.
이곳에서 미역 도매업을 하는 A(80) 씨는 "살다살다 이렇게까지 사람보기 힘든 경우는 처음"이라며 "한마디로 죽을 판"이라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소형마트와 식당 등 소규모 업체가 밀집한 서구 비산동 한 거리는 횡한 적막감만 감돌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조기창(57) 씨는 "아침 10시에 가게 문을 열고 5시간 동안 딱 5천원치 팔았다"며 "어제부터 손님이 급격히 줄더니 오늘은 더 없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서문시장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이준성(40) 씨는 "다닥다닥 붙은 서문시장 매장 특성 상 손님 발길이 더 없는 것 같다. 월세만 450만원인데 이대로는 월세도 못 낼 판"이라며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휴업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일요일까지 부동산 중개소 휴업을 결정했다는 김성식(49) 소장은 "사람을 많이 만나는 업종이다 보니 손해를 감수하고 잠시 문을 닫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58) 씨 역시 당분간 문을 닫는다고 결정했다. 대구 첫 확진자가 나온 18일 이후 매장 손님이 3분의 1로 줄어든데다 사전 예약마저 모조리 취소됐기 때문이다.
B씨는 "아르바이트 직원 9명 인건비만 해도 하루 90만원 상당인데 지금 코로나19 확산세를 봐서는 차라리 이 인건비라도 줄이는게 상책인 것 같아 일시 휴업하기로 했다"며 "언제쯤 다시 문을 열지 가늠조차 못하겠다"고 걱정했다.
꽃가게를 운영하는 한 주인은 "인근 학교에서 행사용 코사지 100여개를 주문 받아 제작중이었는데 교육청에서 행사 금지 협조를 요청하면서 주문이 취소됐다"면서 "해당 학교 측에 마진은 차치하고 도매상에서 떼 온 꽃값이라도 보전해달라고 사정하는 중"이라고 했다.
◆긴급 자금 지원 필요로하는 자영업자들 줄이어
코로나19 사태 초기 이미 초토화된 여행사는 '여름 장사'도 걱정하고 있다. 서보익 서라벌여행사 대표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4~5월 영업은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지금은 7~8월 장사조차 못할 상황"이라며 "수입은 없는데 한 달 고정경비는 5천만원씩 나간다. 최대한 빨리 사태가 수습되기만을 바라고 있다"며 허탈해했다.

상황이 점점 악화하면서 긴급 자금 지원을 필요로하는 중소업체와 자영업자들의 상담도 빗발치고 있다.
20일 대구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20일 오후 4시 현재까지 7일간 코로나19 특례보증 지원을 상담한 업체는 모두 1천96건으로 금액은 310억1천300만원에 달했다. 이 중 981건 283억에 대해 보증 지원이 이뤄졌으며, 나머지에 대해서는 검토 작업이 진행중이다.
업종별로 가장 상담이 많은 곳은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이었다. 상담 건수로는 음식·숙박업이 345건(87억2천800만원)으로 많았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98억2천100만원(339건)으로 약 3분의 1씩을 차지했다.
이어 제조업(103건·34억5천만원), 여행사 및 기타 관련 서비스업(93건·30억1천만원), 예술·스포츠·여가·교육업(79건·23억2천700만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양희철 대구신보 사업전략부장은 "추가 확진이 계속되면서 사람들이 바깥 출입을 하지 않는 탓에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대구 경제가 완전히 멈춰설 상황이다보니 특히 자영업자, 영세상인을 중심으로 도움 요청이 우후죽순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자금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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