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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희생·헌신" 강조…TK 정치권 "'박근혜'라도 되는 줄"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오는 자신이 '박근혜'라도 되는 줄 아느냐."

대구경북(TK) 정치권 일각에서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비판하며 나온 발언이다. TK 시도민이 8년 전인 2012년 19대 총선 때는 박근혜라는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힘을 싣기 위해 '내리꽂기식 공천'을 감내했지만, 이번 '김형오 사천(私薦)'은 참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김 공관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억울해도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나가기 위해 힘을 모으라는 뜻"이라며 낙천자를 향해 "희생과 헌신을 보이는 게 정치인의 큰 모습"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텃밭에서 5선 하며 꽃길만 걸은 사람 입에서 나올 말이냐"고 분노했다.

9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공관위원장이 여태껏 희생과 헌신을 한 적이 있느냐"며 "부산 영도 한 지역구에서 5선하고 이명박 정부 때 국회의장까지 한 사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내리는데 앞장섰고 지난 대선 때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두 딸이 다른 당 소속인 유승민을 찍었다고 자랑했다"고 지적했다.

김 공관위원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한 5차 촛불집회가 있었던 다음 날인 2016년 11월 27일 박 전 대통령에게 '하야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그는 2004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부터 사무총장을 제안받아 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 인연으로 그해 4월 총선 때 박 전 대통령이 부산 영도에 지원 유세를 가기도 했으나 김 위원장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의 부위원장이 되며 말을 갈아탔다.

조원진 자유공화당 공동대표(대구 달서병)도 "통합당 공천 결과는 자유우파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희생과 헌신도 중요하지만 정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체성이다. 자유공화당과 이른바 '태극기 세력'을 '극우'로 매도하며 공천·통합 관련 대화도 거부하는 것은 (박 전) 대통령의 뜻을 곡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대훈 통합당 의원(대구 달서갑) 역시 "김 위원장과 공관위가 무슨 헌신을 했느냐. TK는 지난 1년간 아스팔트 위에서 투쟁했는데 김 위원장이 헌신을 논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사천 논란에 대해 "택도 없는('어림없다'는 뜻의 경북 방언) 이야기"라고 밝혔다. 또 지역 정치권에서 '김 위원장은 희생·헌신했느냐'는 지적에 대해 "본인이 희생·헌신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정치인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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