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남울릉' 김병욱, "썩은 땅"이어 "석고대죄 요구" 파문

통합당 포항 남울릉 후보 SNS에 지역비하 발언
시민 협박성 글에 진보·보수단체 연이어 비판 나서

보수시민단체가 12일 김병욱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상원 기자
보수시민단체가 12일 김병욱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상원 기자

김병욱 미래통합당 포항 남울릉 후보가 SNS상에 쓴 지역비하 발언(매일신문 4월 11일 자 5면) 글에 대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병욱 후보가 SNS에 올린 글.
김병욱 후보가 SNS에 올린 글.

김 후보는 포항을 '썩은 땅'이라고 쓴데 이어 또 다시 SNS에 "제가 당선된다면 일부에서 저한테 제기하는 의혹 아닌 의혹이 아무 문제도 없이 그냥 넘어간다면 저를 비방한 분들은 형산로터리에서 포항시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합니다"고 적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김 후보의 시민 협박성 글에 대해 진보와 보수단체가 연이어 비판에 나섰다.

나라사랑애국동지회, 한결단, 보수청년단 등 6개 단체가 만든 가칭 포항범보수단체연합은 12일 김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삶의 터전인 포항 땅을 비하하고 시민을 우롱한 김 후보를 규탄한다"며 "아무리 서울에서 공천받아 왔다고 해도 지역에서 활동한 많은 정치 선배를 썩은 정치로 치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포항과 포항시민, 포항 정치 선배들을 모두 부정하고도 포항 출신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며 "진실과 해명을 요구하는 시민에게 김 후보는 국회의원이 될 것을 가정해 석고대죄를 강요하는 천인공노할 언행을 서슴지 않았다"며 사죄와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진보색채를 띤 사회단체가 구성한 포항시민단체연대회가 "김 후보 표현에서 '썩은 땅'은 포항이고 '새싹'은 후보 자신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포항이 썩은 땅이면 포항시민은 썩은 땅에 사는 '무지렁이', '개돼지'에 불과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김 후보가 막말에 대한 해명으로 '썩은 땅' 표현이 지역 낡은 정치판을 말한다고 했지만, 소속 정당이 수십년째 국회의원을 하는 곳이 포항인데 낡은 정치판은 누가 만든 것이냐"며 사퇴를 촉구했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포항 남구 오천읍 주민이 가입한 SNS에 한 주민이 보좌관 경력 부풀리기 논란 관련 글을 올리자 "포항 미래와 싸우기도 버겁습니다"며 "썩은 땅에 새싹 하나 틔우기 참 힘드네요. 그래도 뿌리 내리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김 후보 글이 인터넷으로 퍼지자 포항을 썩은 땅에 비유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12일 성명을 내고 "먼저, 세심하지 못했던 저의 단어선택으로 인해 오해를 불러일으켜 시민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제가 말씀드린 '썩은 땅'은 우리 포항과 울릉이 결코 아니며 마타도어와 비방만 일삼는 지금의 낡은 정치를 썩었다고 표현한 것임을 거듭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고향의 선배 정치인들에게 감히 말씀드린다. 고향을 위해 마지막까지 큰 정치를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면서 "지금 많은 지역민들은 후배 정치인의 말꼬투리를 잡아 이를 확대 해석하고, 호도하고, 재생산하는 구시대적, 소아적 정치에 매우 실망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제가 바꾸고자 하는 썩은 정치의 토양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후보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파문은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확산되고 있는 모양세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