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울릉도 주민들 사이의 화두(話頭)는 단연 대형 여객선 문제다.
울릉군에서 추진하던 신조 대형 여객선 공모 사업이 수개월째 표류하자, 주민들이 나서 범군민연대를 만들고 '이철우 도지사에게 전달한다'며 서명운동까지 돌입했기 때문이다.
울릉군은 썬플라워호(2천394t) 운항 중단에 대비해 2017년부터 대형 여객선 유치를 시작했다. 민선 7기 김병수 군수는 대형 여객선 유치·취항을 1호 공약으로 내걸었고, 대형 여객선 조례 제정, 울릉항로 대형 여객선 공모 등 사업을 궤도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이철우 도지사의 지원도 컸다. 이 도지사는 울릉 군민에게 "대형 여객선은 인권이다"며 "대형 여객선을 취항시키겠다"는 약속도 했다. 거기다 대형 여객선 공모 사업에 전폭적인 지원도 했다.
울릉군은 지난해 10월 대형 여객선(규모 2천t 이상, 속력 40노트 이상, 파고 4.2m 미만)을 공모했고, 여객 전용 대형 여객선을 제안한 ㈜대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해 12월 이철우 도지사·김병수 군수·박석영 ㈜대저건설 대표가 공동협약도 맺었다.
울릉군이 공모한 대형 여객선은 기존 여객선과 달리 오전에 울릉에서 출항해야 한다. 주민 일일생활권 보장이 사업 목적이다. 사업성이 매우 낮은 시스템이다. 그래서 울릉군과 경북도가 정책적 재정지원을 하는 조건으로 사업자 공모를 한 것이다. 대형 여객선 공모와 공동협약 체결 그리고 재정지원 등 협상을 마치고 실시협약만을 남겨둔 상태. 갑자기 마지막 단계에서 대형 여객선 문제는 꼬였다.
지난 3월 울릉군과 ㈜대저건설의 실시협약 서명 후, 경북도 서명 당일 남진복 도의원(울릉군)이 "울릉 주민들은 기존 썬플라워호처럼 화물 겸용 여객선을 원한다"는 의견을 도지사에게 전했고, 도지사가 서명을 보류했다. 울릉군이 경북도와 협의 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사업자 공모와 공동협약을 체결했고, 당사자 간 협상을 마무리한 상태에서 어떻게 도의원 말 한마디에 주민 숙원사업 추진이 지체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행정행위는 절차와 합의를 지켜야 한다. 아무리 경북도 재정지원에 관한 사항이더라도 지금껏 수많은 절차와 합의를 무시하는 처사다.
다음으로 울릉에서 오전 출항하는 여객선은 화물과 택배 시스템이 기존 썬플라워호(오전 포항 출항)와 다르며, 하루가 더 걸려 화물선 시스템과 같다.
울릉도에는 대형 화물선이 2대나 있다. 또한, 실시협약의 당사자는 울릉군과 ㈜대저건설이다. 둘은 실시협약에 서명한 상태다. 경북도는 정책적 재정지원 역할이다. 울릉군과 ㈜대저건설이 경북도의 재정지원 조례 제정을 요청했으나, 경북도가 실시협약에 참여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현재 울릉항로 대형 여객선 공모 사업과 행정에 대한 신뢰는 떨어졌다. 이제 군민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하루라도 빨리 대형 여객선이 취항할 수 있도록 '이철우 도지사님 약속을 지켜 주세요'라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4월 23일 경북도 홈페이지 '도지사에게 쓴소리' 코너에도 실시협약 서명을 간곡히 요청하는 '이철우 도지사님께 드리는 울릉 주민의 편지'라는 글이 올랐다. 이 코너가 생기고 가장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정경호 울릉노인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범군민연대인 '울릉도 대형 여객선 조속한 추진을 위한 협의회'는 4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울릉군의 대형 여객선 공모 사업에 동의하며 대형 여객선의 조속한 운항을 촉구한다"며 "이철우 도지사에게 실시협약 서명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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