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기 전 천둥동반 비…하늘이 도운 프로야구 개막전

우천으로 30분 늦게 개막전 시작, 시구는 이성구 대구시 의사협회장
무관중, 관중석엔 응원 현수막, 팬들의 응원영상 전광판 송출까지
ESPN이 택한 첫 KBO경기는 삼성과 NC

삼성라이온즈가 5일 어린이날 개막전을 통해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베일을 벗고 팬들을 기다리게 한 올해의 완전체 삼성의 모습을 선보였다.

코로나19로 개막이 늦춰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데다 개막날인 5일 갑작스런 우천으로 경기 취소 우려까지 끝까지 맘을 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쉽사리 시작되지 않는 프로야구지만 오히려 더 극적인 개막전이 됐다.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라이온즈와 NC다이노스의 개막 경기가 열리기 전 갑작스런 비에 구장 스태프들이 방수포를 덮고 있다. 김우정 기자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라이온즈와 NC다이노스의 개막 경기가 열리기 전 갑작스런 비에 구장 스태프들이 방수포를 덮고 있다. 김우정 기자

개막 경기를 한시간쯤 앞둔 오후 1시 천둥소리와 함께 비가 쏟아내리기 시작하자 라팍 경기장 스태프들이 훈련도구를 정리하고 방수포를 덮는 등 분주하게 나섰다.

하지만 다행히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2시에 맞춰 비가 점차 잦아들고 그치면서 예정 시간보다 30분 늦게 개막 경기가 시작됐다.

이날 경기는 무관중으로 관중석엔 팬 대신 응원 현수막이 자리했다. 팬의 빈자리를 대신한 응원 현수막에는 '라팍은 팬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팬 여러분! 하루 빨리 야구장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힘내라 대한민국,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등의 문구로 팬들을 향한 염원과 응원을 담았다.

경기 시작 전 팬들과 선수들이 함께 '존경합니다'는 수어 동작으로 코로나19 일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온 의료진에게 감사를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 영상을 송출했다.

특히 이날은 특별한 시구자가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월말 코로나19가 대구를 뒤덮기 시작하자 눈물의 호소문을 통해 전국 각지의 의료지원을 이끌어냈던 이성구 대구시의사협회장이 개막 시구자로 나섰다.

이성구 협회장은 "개막 시구자로 나서 영광스럽다. 그동안 코로나19로 힘겨웠을 의료진과 시민 모두 어린이날 공을 던지며 무사히 개막한 야구를 통해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사태가 호전되고 있지만 위생·생활수칙을 꼭 지키면서 야구를 즐기시면 좋겠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라팍에는 또 다른 깜짝 손님들이 등장했다. 바로 야구와 삼성의 활약을 고대하며 기다려온 팬들이다. 삼성은 매회 공수가 바뀔 때마다 팬들이 직접 찍어 보내 준 응원 영상을 송출해 라팍 가득 선수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로 채웠다. 삼성은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는 동안은 해당 이벤트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라팍에서 열린 삼성과 NC 개막전이 미국 최대 스포츠 전문 방송사인 ESPN을 통해 해외 생중계됐다. ESPN은 매일 KBO 리그 1경기를 미국 전역에 TV 생중계하며 KBO 관련 뉴스 및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삼성 허삼영 감독과 선수들은 "미국에서 경기를 본다고 특별히 달라질 건 없다. 미국에서 하는 야구를 답습할 필요는 없다. 우리 고유의 야구를 보여주면 된다. 선수들도 동요하지 않고 준비한대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