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8일째 흑인 사망 항의집회…"폭력행위 줄고 시위는 늘어"

주지사 4명 '방위군 차출' 거부…플로이드 부인, 6살 딸과 눈물의 회견
바이든 "인종차별 상처 치유하겠다"…프랑스에서도 인종차별 항의 시위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시위대가 1분간 침묵 속에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시위대가 1분간 침묵 속에서 '흑인 사망' 당사자인 조지 플로이드가 가혹 행위를 당할 때 당시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따른 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미국 전역의 시위가 8일째로 접어들면서 확산하고 있으나 폭력행위는 줄어들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수도 워싱턴 DC에 현역 육군 1천600명을 배치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항의 시위는 2일(현지시간) 오후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재개됐다. 워싱턴DC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국회의사당 외곽 잔디밭과 링컨 기념관 앞에 모여 "침묵은 폭력"이라거나 "정의도 평화도 없다"는 구호를 외쳤다.

뉴욕에서도 수천 명이 질서정연하게 행진하며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했다. 플로이드의 고향인 텍사스주 휴스턴과 LA에서도 시위대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플로이드의 부인 록시 워싱턴은 이날 6살 딸 지아나와 함께 남편이 숨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워싱턴은 "플로이드는 좋은 남자였다. 경찰이 나에게서 그를 앗아갔다"며 "지아나는 이제 아빠가 없다. 플로이드는 지아나가 어른이 되는 것을 보지 못하게 됐다"고 흐느꼈다.

주 방위군은 이날 현재까지 29개 주(州)에 1만8천명이 배치됐다. CNN방송은 이런 병력 규모는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병력과 맞먹는 규모라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인근 주 정부에 워싱턴DC로 주 방위군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지만,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이 이끄는 뉴욕,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 델라웨어주가 이 요청을 거절하자 워싱턴DC에 현역 육군 병력 1천600명을 배치했다.

조너선 호프만 국방부 대변인은 "군 병력이 수도 지역(NCR)에 있는 군 기지에서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다만 병력이 워싱턴DC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니며, 시위 대응을 위한 민간 작전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80여일만에 처음 공개 연설에 나서 조지 플로이드의 마지막 남긴 말인 "숨을 쉴 수 없다"를 첫 마디로 꺼냈다.

20여분간 계속된 연설에서 그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인종차별의 상처를 치유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하며 경찰관의 목 누르기 체포 금지 등 우선 입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치유 대신 분열의 리더십을 선택했다는 비판을 받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과는 선명한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편, 프랑스에서도 과거 경찰에 연행돼 숨진 흑인 청년 사건에 경찰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파리경찰청이 2016년 경찰에 연행돼 숨진 20대 흑인 청년을 기리는 추모집회 개최를 불허했지만 파리에 수천 명의 시민이 모여 집회를 강행했고, 마르세유, 릴 등 대도시에서도 비슷한 집회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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