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상무 10년간 정든 둥지 떠나 어디로…

강영석 시장 "상주 장래 불확실성에 내린 결정"
市, 내년 시민구단 전환 포기…새 연고지 김천·구미 등 거론
유소년 선수들 위한 대책 필요

22일 강영석 상주시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상주상무 프로축구단의 시민프로축구단 전환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상주시 제공

10년 동안 활약한 상주상무 프로축구단이 올해 말 연고지인 경북 상주시를 떠나게 됐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22일 상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주상무를 시민프로축구단으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1년 창단한 상주상무는 올해 말로 10년간의 운영기간이 만료된다. 국군체육부대가 상무구단의 새로운 연고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가운데 김천, 구미 등 경북지역이 거론되고 있다.

시민구단 전환이 불가했던 이유에 대해 상주시는 "시민프로축구단 전환이 2011년 상주상무 유치 조건임을 많은 시민이 알지 못했다. 시민프로축구단 전환이 조건이었다면 지난 10년간 충분히 준비해야 했다"며 "그러한 준비는 정관상 결정권자이자 법인을 대표하고 있는 (사)상주시민프로축구단 대표이사가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성적 부진에 따른 비판을 해소하려 우수선수를 영입하면서 연봉도 증가하고 있다"며 "신인선수에 대한 투자 위험으로 선수 대부분을 단기계약 형태로 계약해 이적료 수입 기대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는 프로축구단 부재로 인한 지역 체육·경제 활성화 대책도 제시됐다. 상주시는 현재 지원하는 축구단 운영경비 이상을 지역 축구문화 발전과 생활체육시설 확충,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지역 소상공인 경기 활성화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상주상무 운영 10년 노하우와 축구인프라를 지역 축구동호인에게 제공하고, 전국 단위 유소년 축구대회와 동호인 축구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대회 운영경비 일정액은 지역화폐로 지출, 지역 경기 활성화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상주시는 상주상무가 떠나게 되면서 유소년축구클럽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시민구단 전환과 관련한 논쟁으로 분열과 갈등을 겪은 시민들도 이제 화합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강영석 시장은 "유소년축구클럽 선수들의 신분과 진로에 어떤 불이익도 있어서는 안 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군체육부대, 경북교육청이 대책을 마련해 이들이 새로운 연고지 구단에 소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축구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상주의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인 만큼 시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를 구한다. 상주에 새로운 체육문화가 정착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