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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질식사고' 또 인재? 관리기관 없고 보호구 미착용 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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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업체 직원 직접 들어가…업주가 스스로 안전조치 해야
파지에 물 뿌려 무게 불리는 '꼼수' 탓에 화 불렀다는 지적도

맨홀 청소 작업 중 유독가스에 질식돼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한 자원재활용업체에서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맨홀 청소 작업 중 유독가스에 질식돼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한 자원재활용업체에서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지난 27일 자원재활용업체 맨홀을 청소하려고 들어갔던 근로자가 질식사한 사고를 두고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인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밀폐공간 작업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기 어려운 근무 환경이라는 호소도 나오고 있다.

자원재활용업계에 따르면 맨홀 청소 작업에는 보통 청소외주업체가 아닌 해당 재활용업체 소속 직원이 직접 투입된다. 맨홀 내부로 흘러들어가 고인 물을 빼내는 것도 직원 몫이다. 맨홀 내부에는 별도의 배수로나 배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밀폐공간에서 작업할 때는 보호구를 착용하고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는 등 안전 규칙을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여기서 밀폐공간이란 환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산소 결핍(산소 농도 18% 미만)이나 유해가스로 인한 건강장애 또는 인화성 물질에 의한 화재‧폭발 등의 위험이 있는 장소를 뜻한다.

하지만 밀폐공간 보유 현황을 사업주가 지자체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는 없다. 밀폐공간 청소를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 따로 없다는 얘기다. 사업주 스스로 안전 조치를 알아서 하라는 얘기다. 때문에 덥고 습한 날씨에는 숨이 막혀 안전 마스크 등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게 다반사다.

인근 자원재활용 업체 직원 A(57) 씨는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매주 직원들이 맨홀로 들어가 폐‧오물을 빼낸다"며 "싱크대 배수관이 막히면 뚫어주듯이 사람이 직접 오물을 퍼내야 하는데, 하루이틀만에 끝나는 작업이 아니라서 할 때마다 보호구를 완벽하게 착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매출 증대를 위해 업체들이 부린 '꼼수'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지 무게에 따라 값이 매겨지는 탓에 파지에 물을 뿌려 무게를 불리는 경우가 적잖은데 이 과정에서 유독가스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B(67) 씨는 "폐지가 부풀어 올라 값을 더 높게 부를 수 있도록 하는 게 고물상들의 관행"이라며 "뿌린 물은 맨홀로 흘러들어가 고이고, 오물뿐 아니라 온갖 쓰레기들이 맨홀에 다 쌓인다. 옆에만 있어도 썩은 냄새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달서구청 관계자는 "아무래도 폐기물이 물을 머금으면서 유독가스 발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분진으로 인한 민원 발생을 우려해 물을 뿌린 탓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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