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최 '대구·경북 희망기부 챌린지' 6번째 기부자인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이사는 인터뷰 요청에 손사래를 쳤다. 행사 취지에 공감해서 동참한 것뿐인데, 신문 기사로까지 알려지는 것에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기자는 "기부자의 기부 행위를 공개함으로써 잠재적 기부자들의 기부 행위를 독려하게 됩니다. 좋은 취지라고 생각하시면 공감하는 데 그치지 말고 독려하는 데도 앞장서 달라"고 거듭 설득했고, 어렵게 '5분간'의 짧은 인터뷰가 성사됐다.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회사 대표실에 들어섰다. 몇몇 간부들과 이야기가 끝나지 않아 10분쯤 기다렸다. 원해서 들은 것은 아니지만, 간부 회의 내용을 대충 들어보니 '직장 내 괴롭힘'이 주제였다.
서 대표가 힘주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회사는 직원들이 먹여 살린다. 그런 사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간부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앞으로 관리자들은 사후 대처보단 사전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 특히 우리 회사도 수많은 하청업체가 있는 만큼 갑질 문화에 빠지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라."
서 대표의 경영철학은 철저히 '직원 중심주의'다. 매년 사원용으로 배포되는 달력에는 날짜별로 생일인 사원들이 빽빽하게 적혀 있다. 출근 후 서 대표의 첫 일과는 이들에 대한 축하 전화일 때가 많다. 서 대표는 "직원의 사기가 곧 회사의 경쟁력이다. 아침에 눈 뜨면 가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적지 않은 '봉사' 기부 활동을 해왔으나 그는 '나눔'의 철학을 묻는 말에 "그런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뒤돌아보면 남들보다 많은 운이 따랐던 것 같다. 나도 그렇지만, 먹고 싶은 것 맘껏 먹고 하고 싶은 것 못하지 않게 자라는 제 자녀도 운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운이 따라주지 않는 분들께 제 운을 나눠 드리고 싶으나 그건 불가능할 것 같고, 제 운에 따른 결과물은 충분히 나누며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 같은 마음은 '흥업보세'(興業報世·번창한 사업을 통해 세상에 보답한다)란 창업정신에 그대로 투영됐다.
서 대표는 캠페인 참여 동기에 대해 "누군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을 매일신문이 한다기에 그 취지에 너무 공감해 주저 없이 참여하게 됐다. 이번 기회로 기부 문화 확산의 도화선이 됐으면 좋겠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자는 경영자대로, 노동자들은 노동자대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많은 난관에 봉착해 있지만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거듭 '창피하다'며 '5분 인터뷰'를 서둘러 마쳐 달라던 그는 다음 기부자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각 분야별로 한 100명씩은 연결해 줄 수 있다"며 열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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