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에 사는 주부 A(56) 씨는 요즘 장보기가 겁난다. 지난달 신선식품과 과일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보통 일주일 단위로 장을 보는데 자주 사는 무나 시금치, 과일 가격이 올라 1만~2만원은 더 쓰는 것 같다"며 "추석 전까지는 물가가 내려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수성구 한 대형마트의 지난달 물가(전월 대비)는 무 1천680원(+15.9%), 시금치 2천480원(+13.8%), 삼겹살 100g 2천450원(+12.4%) 천도복숭아 2㎏ 1만800원(+2.9%) 등으로 전반적으로 오름세였다.
지난달 물가 상승은 올해 유난히 긴 장마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대구경북 장마 기간은 6월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38일로 평년(32일)보다 6일 길었다. 장마 중 강수일수도 23.4일로 평년(16.4일)보다 7일 많았으며 평균 강수량 또한 508.7㎜로 평년(294.5㎜)과 비교하면 '물폭탄' 수준이었다.
물가 상승은 길어진 장마로 신선채소류, 신선어개류, 신선과일의 출하가 줄어든 데다, 지난해 작황 호조로 가격이 낮았던 기저효과가 겹쳤다. 문제는 긴 장마로 신선식품의 병해가 늘어나 앞으로도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점이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시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월(-0.3%), 5월(-0.9%), 6월(-0.6%), 7월(-0.3%)로 4달 연속 마이너스였으나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복숭아(+39.3%), 무(+31.6%), 시금치(+45.1%) 가격이 전월 대비 급등했고, 돼지고기(+11.1%)와 국산쇠고기(+11.1%) 가격도 전년 대비 올랐다.
전국적으로는 소비자물가가 석 달 만에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는 104.86(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올라 4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했다. 특히 신선식품지수는 신선채소가 16.5% 오르는 등 1년 전보다 8.4% 급등해 2018년 11월(10.5%)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장마로 채소 가격이 상승했다"며 "8월 물가는 장마와 태풍, 코로나19 전개양상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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