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유튜브는 전세대, 전세계에 걸쳐 폭발적으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이제는 방송국에서 보내주는 콘텐츠가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방송을 직접 기획·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원하는 정보를 탐색할 때도 텍스트 '읽기'보다 영상 '보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을 찾아보기 더욱 힘들어진 듯합니다. 동영상의 시대에 책과 문자 매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 타인의 삶을 읽어내고 이해하는 삶의 역량, 리터러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언어학자와 사회학자가 함께 쓴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는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이 책에서 문해력은 전통적인 문자를 기반으로 하는 정보 이해·활용·소통 능력으로, 리터러시는 문자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 등의 매체 이해와 활용 능력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합니다.
지금의 10, 20대는 정보나 이야기를 '읽고 쓰기'보다 '보고 찍는'것이 어른 세대보다 더 익숙합니다. 정보를 습득, 구성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세대 갈등과 충돌을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같은 경우에는 대개 어렸을 때부터 동영상을 접합니다. 텍스트는 그 다음이지요. 이렇게 자라온 세대가 익숙하고 잘하는 것을 제외한 채 텍스트를 중심으로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하는 건 '성인 중심' 관점이라고 지적합니다.
인터넷에서 자신의 생각과 다를 때 상대방을 난독증으로 몰아붙이는 댓글을 종종 봅니다. 이 책은 이렇게 말합니다. 타인의 리터러시를 문제 삼는, 바로 자신의 리터러시를 문제 삼을 줄 알아야 한다고요. '난독'으로 조롱할 게 아니라 그들의 말과 글을 읽어내지 못하는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겁니다.
자신에게 리터러시 자원이 많이 있다는 것은 타인을 내려다볼 자격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다리를 놓을 수 있는 능력'이 많다는 의미임을 강조합니다. 리터러시에 이렇게 아름다운 인문학적 의미가 담겨 있는지 몰랐습니다!
결국 리터러시는 '텍스트를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타인의 삶을 읽어내고 이해하는 삶의 역량'를 다르게 표현한 말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책에서는 삶을 위한 리터러시라고 표현합니다.
이 책은 유튜브 시대가 오더라도 책 읽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텍스트는 상상력과 추상성을 바탕에 두고 긴 호흡으로 사유하는데 영상이 이를 따라하긴 힘들다는 것입니다.
멀티 리터러시의 관점에서 보면 매체를 넘나들며 변환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텍스트를 이미지나 영상으로 만들어 본다든지, 영상을 텍스트로 변환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있으니 가정이나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유튜버가 권하는 책 이야기

초등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가 유튜버인 시대입니다. 재미와 흥미를 중요시하는 유트브에서 책 이야기를 하는 북튜버가 있습니다. 겨울서점이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김겨울의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입니다.
이 책은 유튜버의 세계로 무작정 뛰어들기 전에 알아야 할 포인트를 짚어줍니다. 특히 재미있는 건 이 책의 마지막입니다. 앞서 소개했던 책의 제목(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이 던지는 질문에 이 책의 저자가 답하는 듯합니다.
글이 지식의 보고이고 효율적이긴 하지만 모든 사람이 모든 영역에서 전문적 지식을 갖출 필요는 없고, 우리 삶이 늘 효율적일 필요도 없다고 말합니다. 유튜브는 지식 전달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공유하는 통로이자 즐거움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자녀와 학생을 대할 때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해하면 어떨까요? 책 '읽는'것은 중요하고 영상 '보는'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멀티 리터러시가 필요한 시대이니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여전히 책 읽기는 앎(지식)에 더 깊이, 빨리 다가가게 하는 강점이 있습니다. 또한 영상은 읽기보다 구체적이며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나와 타인에 대한 이해가 모여 사회적 역량으로 연결됩니다. 독서의 위기가 아니라 시대적 변화에 맞춰 각 매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해 보입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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