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택배 기사들 '까대기 파업'…추석 배송 어쩌나

분류 작업 '고노동 무임금' 항의…대구경북 정상 근무에도 배송 차질 불가피
타지역 물류 지연에 추석 연휴 택배 급증 맞물릴듯

1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1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분류작업 전면거부 돌입,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재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비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택배 기사들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며 다음주부터 택배 분류작업을 거부키로 하면서 추석 연휴 물류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구경북지역은 당장 파업에 동참하지 않지만 추석 배송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동·시민단체로 구성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7일 서울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 택배기사 4천 명이 오는 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 거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 주요 택배사에 소속된 택배기사 4만 명의 10%에 해당하는 숫자다.

대책위는 "택배 기사들이 하루 13~16시간 노동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대구경북에서는 당장 택배 분류작업 거부 사태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구경북본부는 파업을 하지 않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분류작업 인원 충원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택배기사는 6천여 명으로 이중 2천 명이 노조에 소속돼 있다.

최영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구경북본부 사무국장은 "택배 기사는 배달마다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분류작업은 수입에 아무 도움이 안된다. 원래 택배 기사들이 아니라 별도의 인력이 필요한 작업"이라며 "근무환경이 개선될 때까지 노조가 있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꾸준히 분류작업 인력 충원을 요구할 예정이지만 대구의 경우 노조가 없는 곳이 많아 근무 환경이 유독 열악하다"고 말했다.

대구 택배업계는 지역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추석 연휴 배송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지역 물량 지연과 추석 연휴 택배량 급증이 맞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구에서 일하는 택배기사 A씨는 "분류작업 거부 사태로 다른 지역에서 오는 물량이 지연될 경우 자연스레 대구에서도 평소보다 배송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 추석 택배 수요가 평소보다 30~40% 늘어나는 점도 문제다. 보통 오전 6, 7시에 출근해 분류작업을 하고 오전 10시부터 배달을 하는데 다음주부터는 오전 중 배달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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