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좌표찍기' 검사 200여명 반발… 추미애 "불편한 진실 이어져야"

본인 비판글 올린 제주지검 검사 또 저격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과 수사지휘권·감찰권 발동을 공개 비판한 이환우 (43·사법연수원 39기) 제주지검 검사를 겨냥한 글을 재차 올렸다. 이른바 '좌표 찍기'에 대한 검사들의 집단 반발이 이어지자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추 장관은 31일 페이스북에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멤버였던 김용민씨가 올린 게시물을 공유하며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다"며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라고 썼다.

추 장관이 공유한 글은 김씨가 경향신문 소속 A 기자의 글을 옮긴 것으로 검찰개혁을 지지하는 내용이다. A 기자는 이 검사가 본인에 관한 의혹을 다룬 기사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추 장관을 상대로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잘못됐다'고 결기를 보인 이환우 검사가 아직 기자를 상대로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썼다.

이틀 전 추 장관은 검찰 내부망에 자신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이 검사를 SNS상에서 공개 저격했다.

이 검사가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 추 장관의 검찰개혁은 그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비판하자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추 장관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렇게 커밍아웃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꾸짖었다.

여기서 '커밍아웃' 은 원래 동성애자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힘을 뜻하는 단어로 비밀로 유지하던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말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 검사는 국정농단 사태 당시 검찰 조사를 거부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를 주장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이 공유한 기사 속 이 검사는 동료검사의 약점 폭로를 막기 위해 피의자를 구금하고 면회를 막는 등 무리한 수사를 한 인물로 그려져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이 언론보도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협공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평검사를 저격하자 '커밍아웃에 동참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는 "장관님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은 어떤 것"이냐며 "이 검사와 동일하게 '현재와 같이 의도를 갖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의 사법 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 저 역시 커밍아웃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최 검사는 검찰총장을 향해 첫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다. 최 검사의 글 밑엔 '동참한다' 또는'지지한다', 나도 커밍아웃하겠다'는 댓글이 200개 넘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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