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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지지자가 아니면 ‘살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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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정경훈 논설위원
정경훈 논설위원

송재윤 캐나다 맥마스터대 교수에 따르면 오늘날 중국 고등학교 정치 교과서는 인간(人間)을 인민(人民)과 적인(敵人)으로 나눈다고 한다. 인민은 역사의 정도(正道)를 걷는 다수 대중, 적인은 역사의 정도에서 이탈한 적대 세력이다. 공산혁명은 이런 분할에서 출발한다. 혁명은 '인민'이 '적인'을 억압하고 제거하는 것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은 이런 분할의 논리를 일찍부터 제시했다. 1925년 '중국의 사회 각 계급 분석'이란 시론을 통해 혁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적과 친구'를 명확히 분별해야 한다고 했다. 혁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적인을 정확히 색출해 외과수술하듯 잘라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헌법은 이런 논리를 그대로 따른다. 인민을 '사람'으로, '적인'을 '사람의 적'으로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사람의 적'은 일반적 의미로 공산혁명에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개인이나 계급을 말하고 더 구체적으로는 북한 독재체제에 저항하는 개인이나 계급을 지칭한다.

이는 김일성 주체사상이 감추고 있는 기만성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주체사상의 명제는 '사람'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이란 뜻이라면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주체사상의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의 적'을 제외한 개인이나 계급의 통칭일 뿐이다. 이런 의미론적 기만을 송 교수는 이렇게 풀이한다. "'사람'은 모든 사람을 지칭하는 보통명사가 아니라 특정 계급 혹은 특정 세력을 칭하는 고유명사가 되어 버린 셈이다."('슬픈 중국, 인민민주독재 1948-1964')

청와대 비서실장이 4일 국정감사에서 지난 8월 15일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 주최자 측을 가리켜 '살인자'라고 했다. 그것도 고성을 지르며 두 차례나 그렇게 말했다.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적의(敵意)가 그대로 느껴진다. 중국의 '인민'과 '적인'의 분할, 북한의 '사람'과 '사람의 적'의 분할이 오버랩된다.

노 실장은 '살인자'라고 한 이유로 광화문 집회로 코로나19 확진자 다수와 사망자가 나왔음을 들었다. 정말 그런지 검증이 필요하지만 이를 떠나 그런 논리라면 코로나 초기에 중국인 입국자를 막지 않은 문재인 정권은 더한 살인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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