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서 리더십을 둘러싼 파열음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4선 이상 중진 국회의원들과 만났다. 김 위원장이 앞서도 서울·부산 정치권과 연쇄 회동하며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전략을 논의한 터라 이번에도 이에 대한 논의와 함께 최근 일부 당 중진이 비대위에 불만을 드러내는 것을 수습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서울 여의도의 한 일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겸한 이날 만남에 5선의 정진석·조경태 의원을 비롯해 4선의 권성동·권영세·김기현·박진·이명수 의원 등이 참석했다. 5선의 서병수 의원은 지역 일정으로 불참했다. 중진들끼리 약속에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초청받아 함께하는 형식으로 만남이 이루어졌다. 이종배 정책위의장과 정양석 사무총장도 이들과 자리를 같이했다.
사실 김 위원장은 지난 2일에도 점심과 저녁에 부산과 서울 지역 중진 정치인들을 차례로 만나 보궐선거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완고한 성격과 독선적인 일 처리로 '여의도 차르'라 불리는 김 위원장이 불과 6일 만에 또다시 당내 중진 모두 모이는 자리에서 소통의 시간을 갖는 모습에 정치권에서는 이채롭게 보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취임 이래로 '소통 부족' 문제가 당내 의원들에게 늘상 있던 불만이다. 그런데 2일 김 위원장이 직접 중진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갖고부터는 내부에서 비대위를 비토하는 목소리는 잦아드는 분위기"라며 "대통령 선거로 가는 길목에 있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라는 중요한 선거를 반드시 이기기 위해 내부 결속부터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의 '불통'에 대해 지난달 주 원내대표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의 리더십에 관해 소통 부족 문제를 제기하는 지적도 없지는 않다. 그런 목소리도 있을 수 있다"며 우회적으로 당내 갈등을 인정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일부 중진이 내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이 공천에서 현역을 배제하려 한다", "영남을 홀대한다",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대위를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마음 한뜻으로 '전투'를 준비해도 무조건 이긴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 않느냐. 그런데 준비 단계부터 엇박자에 잡음이 나오면 '전투'는 해보나 마나"라면서 "저녁을 먹으면서 보궐선거 전략을 비롯해 비대위 운영 방향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화합 분위기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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