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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미국인 승려' 현각스님이 혜민스님 날선 비판 "왜?"

4년 전 한국 불교 비판한 현각스님, 혜민스님에 "연예인, 사업가, 기생충"

혜민스님(왼쪽), 현각스님. 매일신문DB, 연합뉴스
혜민스님(왼쪽), 현각스님. 매일신문DB, 연합뉴스

국내에서 큰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스타 스님' 중 한 명인 혜민스님(48)에 대해 '푸른 눈의 수행자'로 알려진 현각스님(57)이 날선 비판을 제기해 관심이 향하고 있다.

▶지난 7일 tvN 예능 프로그램 '온앤오프'를 통해 일명 '남산타워 뷰'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소재 집이 공개된 후 혜민스님은 '무소유가 아닌 무한소유, 풀(full)소유의 삶을 살고 있다'는 등의 구설수에 올라 있는 상황. 이에 현각스님이 과거 혜민스님의 행적들을 언급하며 비판 분위기 속으로 뛰어든 모습이다.

당시 혜민스님이 출연한 방송에는 남산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주택 외에도 스마트폰 명상 앱 개발을 위해 스타트업 기업에 출근하는 모습, 라볶이 등 '속세'의 음식을 즐겨 먹고 값비싼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모습 등이 담겨졌는데, 그간 혜민스님이 강조해 온 '무소유'와는 반대되는 모습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아울러 건물주 논란 및 건물 매매 시세 차익 의혹 등도 제기돼 혜민스님의 답변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15일 현각스님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계정명
15일 현각스님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계정명 '석현각')을 통해 여러 건의 비판글을 남겼다. 현각스님 페이스북

▶이어 15일 현각스님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계정명 '석현각')을 통해 여러 건의 비판글을 남겼다.

페이스북에서 현각스님은 혜민스님을 두고 "속지 마! 연예인일뿐이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전혀 모르는 도둑놈일뿐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일뿐이다" "그는 단지 사업가, 배우일뿐이다" "그는 진정으로 참선했던 경험이 전혀 없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아울러 혜민스님 얼굴에 'X'자 표시를 한 사진, 'He is just an actor' 'He is a performer' 'An actor for TV' 등의 문구(앞서 연예인, 배우라고 지적한 내용)를 적은 사진 등을 곁들이기도 했다.

tvN
tvN '온앤오프' 혜민스님 출연 장면. tv 화면 캡처

▶혜민스님에 대한 최근 온라인의 비판 분위기는 온앤오프 방송 후 유튜버 '크로커다일 남자훈련소'(이하 크로커다일)가 비판 영상을 올리면서 고조됐다. 지난 10일 올라온 유튜브 영상에서 크로커다일은 혜민스님을 두고 "돈 밝히는 중으로 유명하다. 이 가짜 중이 청년들에게 가르침을 내릴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교수 생활하다가 가끔 한국 들어와서 승적 받더니 방송에서 띄워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각스님도 크로커다일의 영상을 자기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혜민스님 비판에 동참한 모습이다.

이날 현각스님은 "현재 한국 불교는 정말정말 X같은 불교다"라고 페이스북에 적기도 했다. 현각스님 페이스북의 2개 글 주제가 '혜민스님'과 '한국 불교'인 셈. 현각스님은 4년 전인 2016년 불교의 기복신앙화 등을 언급하며 한국 불교를 정면으로 비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래서 현각스님이 과거 한국 불교 비판의 연장선상에서 이번에 혜민스님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 것으로도 분석할 수 있는 것.

▶두 스님은 대한민국 기성 불교계 외곽에 자리해 있으면서 한국 불교를 소재 삼아 언론 및 여론에서 언급되는 '이례적' 상황도 만들고 있다.

1973년 대전 태생인 혜민스님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고등학교까지 한국에서 마친 후 미국으로 이민(속명 '라이언 봉석 주'), 하버드대 종교학 석사와 프린스턴대 종교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즈음인 1998년 미국 뉴욕 불광선원 주지 휘광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이어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햄프셔대에서 종교학 교수로 재직했다.

이 즈음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2012) 등의 베스트셀러 저자로 유명해졌고, 이후 작가·교육자(명상)·방송인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각스님(속명 '폴 뮌젠')은 1964년 미국에서 태어난 독일계 미국인이다. 가톨릭 집안에서 출생, 예일대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 석사를 취득했다. 하버드대 재학 중 해외에서 선불교를 알리던 숭산스님(1927~2004)의 강연을 듣고는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어 출가를 결심, 한국으로 와 1992년 정식으로 출가했다. 이때의 과정이 담긴 책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1999)가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2008년 귀화한 이력도 알려져 있는 현각스님은 이후 현정사 주지와 국제선원 선원장 등을 지내다 2016년 한국 불교에 대한 실망감을 쏟아내 또 다시 화제가 된 바 있다. 지금은 유럽에서 포교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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