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아버지,어머니.
아버지 어머니를 더는 손길로 만질 수 없지만, 항상 제 마음속에 남아 있어요. 올해 2월 1일 아버지를 떠나보낸 뒤 이달 13일 어머니마저 하늘나라로 배웅했다. 오로지 자식 생각만 하시느라 당신 삶이 없으신 그런 아버지, 어머니. 두 분을 생각하면 눈물이 자꾸 난다. 어제는 강변에 차를 세우고 엉엉 울었다.
한 번 더 안아드릴 것을, 한 번 더 손잡아 드릴걸... 떠나보내고 나니 후회가 밀려온다. 그래도 두 분의 마지막 모습을 옆에서 지켜 드렸다는 생각에 조금이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아버지, 어머니 고향 집에서의 하루하루는 너무 빨리 가네요. 아버지는 손수 구들을 놓아 우리의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셨죠. 어찌나 솜씨가 좋으신지 한번 고치면 몇 년간 고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주변에서 따라올 사람이 없었죠. 우리 집은 내가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4학년 때 흙벽돌을 직접 찍어 아버지가 만든 집이다. 이곳에는 우리 가족 모두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해에는 쪽파 가위가 들지 않는다며 아버지께서 직접 갈아주셨는데 지금은 제 옆에 계시지 않네요. 그리운 아버지 보고 싶어요. 또 울컥하네요. 지난여름에는 아버지의 작품인 대문을 수리했어요.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 닳을 수밖에 없잖아요. 아버지가 계셨으면 뚝딱뚝딱 더 빨리 고치셨을 텐데라는 생각도 해봤어요.
우리 아버지는 한번 보기만 해도 잘 만들어 내시는 다재다능한 분이셨다. 태극기가 새겨진 도장 통을 직접 만드시고, 도장도 직접 파셨다. 또 5남매 머리와 친척 오빠들 명절 때면 아버지께서 직접 이발사 역할을 하셨다. 손때 묻은 이발기와 빗, 면도기, 가위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제가 첫째를 가졌을 때 홍시 먹고 싶다고 말했더니, 60이 넘은 울엄마가 나무에 올라가 감을 따주셨죠. 그때 그 맛, 향기, 엄마의 표정 그 찰나의 순간은 잊을 수 없다. 이제는 홍시를 따줄 엄마가 없네요. 어린 시절 장날이면 엄마가 사주던 노란 돌가루 종이에 든 건빵도 너무 그립습니다. 딸 목소리만 들으셔도 다 아시는 엄마. 통화 중에 눈물이나면 어디 아프냐 하시던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나 살아있는 동안에는 나쁜 소식 들려주지 마라"시던 엄마. 딸 건강히 잘 있어요. 사랑해요.
저 화천에 풀 뽑으러 간다고 하니 엄마 우셨지요. 저도 엄마 앞에서는 씩씩한 척 했지만 철길밖에서 집 보며 한참 울다가 왔네요. 아버지는 뒷 밭 뚝에 앉아계시고 엄마는 바깥마당에 앉아 계시더라고요.
아버지도 나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셨죠. 감사해요. 어릴 적 그네에 떨어져 사경을 헤맬때 쪽파 종구 달여 먹고 살아났죠. 매년 부모님이 정기 화물로 40kg을 자루로 보내 주시면 아파트 베란다에 넣어두고 달여 마셨어요. 위암 진단 받고 음식 먹기 힘들 때도 쪽파 종구 달여 먹고 회복했어요.
우리 집 안마당과 바깥마당에는 늘 큰 개가 있었다. 아버지가 딸인 나를 지켜주기 위해 큰 개를 키우신 것 같다. 지나고 생각하면 참 아버지가 나를 많이 생각해주셨다. 보고 싶다. 아버지, 막내동생 꿈에는 자주 오신다는데 제게는 한 번도 안 오시네요. 막내만 보러 가지 말고 저도 보러와요. 아버지 잠시라도 만나고 싶어요
엄마, 아부지 작은딸 재미나게 살께요. 하늘나라에선 걱정 마시고 편안하게 계세요. 부모님 안 계시는 세상은 생각하기도 싫었는데... 웃으며 행복하게 살아가 볼께요. 엄마 ..불러만 봐도 눈물이 나요. 엄마 아부지 잘키워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엄마 아부지 가시는 걸음에도 저희에게 아낌 없이 주시고 가셨어요. 장례도 산소도 우리 자식들 부담스럽지 않게 하시려고 그러셨는지. 가실 때까지 우리를 생각해주시네요. 사랑해요.
이제는 예전에 나온 TV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있네요. 보고 싶을 때면 영상을 틀어 보고 있어요. 만나서 손도 잡고 함께 밥도 먹고 웃고 싶네요. 저는 이제 예천에서 아프지 않고 잘살고 있어요. 걱정 마시고 편안하세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매일신문이 유명을 달리하신 지역 사회의 가족들을 위한 추모관 [그립습니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의 귀중한 사연을 전하실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서를 작성하시거나 연락처로 담당 기자에게 연락주시면 됩니다.
▷추모관 연재물 페이지 : http://naver.me/5Hvc7n3P
▷이메일: tong@imaeil.com
▷사연 신청 주소: http://a.imaeil.com/ev3/Thememory/longletter.html
▷전화: 053-251-1580
댓글 많은 뉴스
의성에 100만 평 규모 '공항 신도시' 들어선다
文 "尹 흡수통일로 상황 악화…역대 정부 노력 물거품으로"
홍준표 "내가 文 편 들 이유 없어…감옥 갔으면 좋겠다"
대구 아파트값 0.08%↓ 전국서 하락폭 최대…전셋값도 가장 크게 떨어져
"김문기 몰랐다" 이재명 징역 2년 구형…檢 "거짓말 반복, 유권자 선택 왜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