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지사가 최근 열린 '더불어민주당 동남권신공항추진단-부산·울산·경남간담회'에서 "김해신공항, 김해공항 확장안은 정치적 결정에 의한 정치공항이지만 가덕신공항은 우리 지역 경제의 필요, 지역 경제인들의 절박한 요청에 따른 경제공항"이라고 했다. 말도 안 되는 궤변이다. 문재인 정권이 즐겨 써먹는 프레임 씌우기까지 동원해 '김해신공항-정치공항, 가덕도신공항-경제공항'으로 호도하려는 얄팍한 술책이다.
정작 정치공항으로 비판받아야 하는 것은 가덕도신공항이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내년 4월에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열세를 보일 것이 확실하자 정권 차원에서 가덕도신공항을 들고나왔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카드로 활용되는 게 정치공항 아닌가. 멀쩡한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하고 가덕도신공항으로 뒤집은 것 자체가 지극히 정치적이다. 선거가 아니라면 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내년 2월까지 임시국회까지 열어 통과시키겠다며 호들갑을 떨지도 않을 것이다. 가덕도신공항이 선거용 공항이자 정치공항이란 사실을 삼척동자도 아는데 김 지사만 모른다는 말인가.
김해신공항은 세계적 권위의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으로부터 "경제, 안전, 환경 측면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결정됐다. 반면 가덕도신공항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2위인 밀양보다 못한 3위에 그쳤다. 철저한 검증 끝에 결정된 김해신공항에 대해 당시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울산시장이 수긍까지 했다. 과학적 검증과 영남권 환영을 받으며 정해진 김해신공항을 김 지사가 무슨 근거로 정치공항이라고 매도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 지사 발언은 정권이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적반하장(賊反荷杖), 내로남불의 또 다른 버전이다. 가덕도신공항을 선거에 써먹고 싶은 불순한 의도에서 정치 프레임까지 끌고 온 것은 야비한 일이다. 파리공항공단 수석 엔지니어였던 장 마리 슈발리에는 가덕도신공항은 난센스라며 "한국 정부가 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기술적인 합리성보다 정치적인 고려를 우선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지사를 비롯해 선거에 이기려고 막무가내로 가덕도신공항을 밀어붙이는 정권 인사들이 새겨들어야 할 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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