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를 '러스트 벨트'(Rust Belt)라고 부른다. 오하이오, 미시간, 인디애나, 일리노이, 펜실베이니아주 등이 이에 속한다. 이 지역은 1870년대 이후 미국 제조업의 중심이었다. 철강과 기계금속, 석탄, 자동차, 방직 등 산업이 집중돼 1950년대 미국 전체 고용의 43%를 차지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이 지역의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드는데 경쟁력 저하가 원인이었다. 많은 공장들이 문을 닫거나 생산비용이 더 저렴한 남부나 서부로 이전하는데 러스트 벨트는 미국 제조업 몰락의 상징어로 굳어진다.
몇 년 전부터 대기업이 잇따라 구미시를 떠나면서 구미국가산단에 빈 공장이 늘고 있다는 보도다. 지난 2009년 옛 금성사 구미공장(LG필립스디스플레이) 부지가 팔린 데 이어 현재 LG 계열사 공장 2곳이 매각을 앞두고 있다. 공장과 사람이 모두 떠나는 구미의 이런 운명은 내륙 최대 수출 전진기지로 불린 구미의 경쟁력 저하와 수도권 집중이 낳은 결과다.
사회경제 패러다임 변화의 기울기도 가파르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메가시티' 전략도 사실상 '새판 짜기'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 균형발전추진단은 그제 회견을 갖고 수도권-동남권-충청권 그랜드 메가시티와 대구경북-광주전남 행정경제 통합형 메가시티, 전북-강원-제주 강소권 메가시티를 내용으로 한 '3+2+3 메가시티'를 제안했다. 메가시티라는 용어로 포장했지만 국내 첨단산업 및 사회 인프라 재배치 전략이다. 국회 세종시 이전과 국제경제금융수도 서울, 항만·항공 물류 중심지 부산경남 등이 핵심이다. 부산경남이 가덕도 공항에 목을 매는 이유다.
미국의 '선벨트'(Sun Belt)는 좋은 참고 자료다. 선벨트는 북위 36도 이남의 미국 남부 지역을 일컫는 용어다. 이 지역에서 항공·전자·군수 등 첨단산업이 발전하면서 미국 산업의 중심축이 러스트 벨트에서 이동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지금 대구경북이 당면한 여러 문제도 이런 그림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점에서 대응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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