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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적반하장의 생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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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적반하장'(賊反荷杖)의 뜻을 모르는 사람도 드물지만, '적반하장' 상황을 일상적으로 접하는 사람도 드물었다. 몇 해 전만 해도 '적반하장'은 매우 예외적으로 발생하는, 해괴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내부자 거래) 의혹에 국민의 비판이 쏟아지자, LH 직원이 "우리는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 있느냐"고 항변했다. 그럴듯도 한 말이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잡겠다'며 온갖 정책을 쏟아낼 때 서울 흑석동 건물을 사고팔아 1년 5개월 만에 8억8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냈다. 대통령 딸은 집을 사고팔아 1년 9개월 만에 1억4천만원의 차익을 남겼다. 여러 명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들까지 신도시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말하자면 LH 직원은 "저 사람들은 다들 무탈을 넘어 잘만 살고 있는데, 왜 우리만 나쁜 사람으로 몰아세우느냐"고 항변한 것이다.

변창흠 현 국토교통부 장관을 2019년 4월 LH 사장에 임명한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감사 분야 전문성이 없는 사람을 2018년 3월 LH 상임감사위원에 임명해 결과적으로 '직원 비리'를 방치하게 한 사람도 문 대통령이다. 논란이 된 3기 신도시 사업을 계획, 추진한 것도 문 정부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이번 LH 사태와 관련, "우리 정부는 여러 분야에서 적폐 청산을 이루어왔으나 '부동산 적폐' 청산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이 정도 당당함은 있어야 하는데, LH 직원들은 징징거리기나 하니 아직 멀었다.

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문제 원인 분석이 빠르고, 처방은 과감하며, 태도는 당당하다. 일자리 감소는 기업 탓, 북한 문제 실패는 탈북민 전단 탓, 조국 사태는 검찰 탓, 윤미향 사태는 언론 탓, 부동산 값 폭등은 국민 욕심 탓,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은 감사원의 월권 탓임을 단번에 파악했다. 이 적폐들을 잡는 처방은 과감하게 몽둥이를 드는 것이었다. 기업 두들겨 잡는 법, 대북전단금지법, 검찰 수사팀 해체, 온갖 대출 규제, 관례 무시한 법관 인사,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추진 등등. 적폐 청산 과정에 저항과 출혈도 있었다. 하지만 문 정부는 흔들리지 않았고 마침내 '적반하장'이 '일상'이 되는 신세계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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