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인 여성 관광객 살해한 볼리비아 부족장 징역 15년

티티카카호 유명 관광지 '태양의 섬' 여행 갔다가 참변

한국인 여성관광객을 살해한 혐의로기소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볼리비아 원주민부족장. 로헤르 초케 멘도사 구명운동 관련 페이스북 캡처.
한국인 여성관광객을 살해한 혐의로기소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볼리비아 원주민부족장. 로헤르 초케 멘도사 구명운동 관련 페이스북 캡처.

볼리비아의 유명 관광지에서 한인 여성 관광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현지 원주민 부족장이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6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볼리비아 서부 라파스주 코파카바나 법원은 40대 한국인 여성 A씨의 살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차야(challa)족 족장 로헤르 초케 멘도사(38)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1월 11일 티티카카 호수에 있는 '태양의 섬'(Isla del Sol)에서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볼리비아의 티티카카 호수가 있는 관광지 코파카바나에 머물던 A씨는 시신으로 발견되기 이틀 전 태양의 섬을 방문했다가 연락이 끊겼다. 이후 태양의 섬에 사는 차야족의 한 원주민이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사건은 1년간 미궁에 빠지는 듯했지만 인근 주민 증언을 바탕으로 내사를 벌여온 볼리비아 경찰이 2019년 5월 1일 멘도사를 체포했다.

멘도사의 기소 과정에서 볼리비아 법의학연구소(IDIF)가 A씨의 시신을 부검했고, 그 결과 11곳의 창상·자상과 함께 성폭행 흔적이 발견됐다. 하지만 멘도사의 유전자 검사와 일치 하지 않았다.

이에 현지 검찰은 1년간의 예심절차 기간 추가 증거들을 확보해 살해 혐의만을 적용해 기소했다. 검찰은 "목격자 여섯 명의 진술과 부검 결과, 현장 감식을 통해 얻은 증거들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멘도사가 부족장으로서 태양의 섬내 관광객 통행 금지 구역에 들어간 A씨에 대해 '자체 처분'을 이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 기록에 따르면 멘도사는 사건이 발생한 날 사건 장소에 있던 무리 중 한 명이었으나 경찰의 관련 조사에서 모르쇠로 일관해 수사에 혼선을 초래했다. 게다가 현장을 찾은 A씨의 유족에게 위로를 전하며 범인 색출을 돕겠다는 말을 하는 등 태연히 행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멘도사는 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부족민들은 페이스북 등에 구명 운동을 위한 페이지를 개설해 멘도사가 희생양이라면서 결백을 주장하는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멘도사는 또 태양의 섬 내 관광객의 통행을 금지하고 이들의 안전에 대한 원주민의 책임을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살해된 채 발견된 '태양의 섬'은 티티카카 호수의 남쪽 끝에 위치해 있으며, 잉카 유적지로도 유명하다. 티티카카 호수는 볼리비아와 페루 사이의 해발 약 4천m 고지대에 있으며 잉카의 태양신이 태어났다는 신화가 전해져 내려와 한국 관광객들을 비롯 전 세계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다.

한국 외교부는 사건 발생 이후부터 원주민들의 보복을 우려해 이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철수 권고'로 상향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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