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돈으로 청년의 영혼을 사겠다는 여권 대선 주자들

내년 대선을 겨냥한 여권 대선 주자들의 악성 포퓰리즘이 점입가경이다. 나랏빚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재원 조달 방안은 일언반구도 없이 그저 청년들에게 퍼주겠다고 한다. 돈으로 청년들의 영혼을 사겠다는 소리나 다름없다. 청년들을 돈만 퍼주면 자신들을 지지하는, 생각 없는 기계로 여기는 모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무상'이 트레이드마크가 된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학 진학을 않는 청년들에게 해외 여행 경비 1천만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미 이 지사는 매달 20만 원에서 50만 원까지 지급액을 늘려가는 전 국민 기본 소득에 이어 기본 주택, 기본 대출 등의 복지 공약도 제시했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모병제 단계 확대를 거론하면서 사병으로 복무한 남성들이 제대할 때 3천만 원의 사회출발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이 전 대표는 올 초 아동 수당 지급 연령을 7세에서 18세로 늘리는 '신복지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정세균 전 총리는 한술 더 뜬다. 20세 청년을 위한 1억 원짜리 '미래씨앗통장' 구상을 내놓았다. 모든 신생아들이 사회 초년생이 됐을 때 자립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국가가 20년 동안 적립해 1억 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들 제안이나 구상의 공통점은 두 가지다. 첫째, 총비용에 대한 개략적 추계도 없다는 것과, 둘째,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 기초적인 계획도 없다는 것이다. 무책임을 넘어 무모하기까지 하다. 이런 제안과 구상은 누구나 내놓을 수 있다.

청년층이 이 정권에 분노하는 이유는 경제가 망가져 아무리 노력해도 평균적인 삶조차 꿈꿀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청년의 마음을 잡으려면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이는 돈 몇 푼 집어준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청년들이 정정당당한 경쟁으로 취업을 하고 가정을 꾸려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한다. 이런 노력 없이 돈만 퍼주겠다는 것은 지난 4년의 실정을 돈 몇 푼 쥐여 주는 것으로 덮으려는 얄팍한 술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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