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으로부터 연일 난타를 당하고 있다. 그가 미국을 방문해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이 있는 서울·부산·제주에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공급해달라는 취지로 말을 하면서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전 대표를 향해 "지역을 차별해 백신을 공급하자는 황당한 제안에 미국도 그렇고 우리 국민도 이루 말할 수 없는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나라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백신은 해외 직구 비타민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전재수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어떻게 전직 국무총리와 야당 대표를 역임한 분이 제주, 부산, 서울 등 국민의힘 광역단체장이 있는 쪽 국민에게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백신을 먼저 공급해달라고 하냐"며 "무슨 코미디도 아니고 나라를 절단 내려는 심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황 전 대표가 지금 미국에 가서 보이고 있는 언행이 한미동맹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하겠나. 백신을 구하더라도 정부 사이에 이뤄지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황 전 대표가 정치를 재개하고 싶은가 보다. 쿨하게 하면 되는데 미국에서까지 왜 그렇게 나라 망신을 시키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는가 하면 김성주 민주당 의원도 "5월 13일부터 57년생도 백신을 예약받으니 어서 돌아와 서둘러 예약하고 6월 7일부터 접종받으시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조차 황 전 대표의 방미 행보에 부정적 분위기다. 당장 이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가 황 전 대표 발언에 "적절하지 않았다"고 했고, 조해진 의원도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는 등 당권주자들이 한목소리로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심지어 장제원 의원은 황 전 대표를 향해 "자중하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아무리 대권행보가 급했다지만 미국까지 가서 국민의힘 단체장이 있는 서울, 부산, 제주라도 백신을 달라고 하나. 국민의힘 단체장이 있는 지역 국민만 국민이냐"며 "백신까지도 편 가르기 도구로 이용하는 전직 총리의 어설픈 백신 정치가 국민을 얼마나 짜증 나게 하고 있는지 깨닫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여기에 "백년에 한 번 나온 분", "국난극복을 해줄 구세주"이라며 그를 추켜세우던 대구경북 보수 지지층 조차 "하는 짓이 '황교안스럽다'"거나 "귀국하자마자 영원한 격리 청원"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한편, 황 전 대표는 논란이 확산되자 "국민 편 가르기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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