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외로운 존재이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를 만들었다. 현재 어마어마한 인구 속에서도 여전히 외로운 것은 물질만으로, 지식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무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외롭다'고 어느 시인은 읊었다. '그대'를 사랑하지만 그대는 '나'를 구속하려 하고, 외면하고, 잔소리를 한다. 세상에서 나를 온전하게 이해해 줄 대상은 없는 것일까. 아니, 오롯이 내 마음을 풀어 놓고 싶은 대상은 없을까.
'반려', 사전적 의미로는 '함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서로 간의 교감으로 반려자가 되어 가족 구성원을 이루었다. 그런데 반려 대열에 동물이 끼어든 것이다. 예부터 사람과 동물은 공생관계를 이루며 살아왔다. 사냥터에서, 집에서 각자의 자리를 지켰다. 그런데 산업사회의 발달 뒤에는 음지가 있었다. 가족 간, 이웃 간의 소통과 대화의 부재였다.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고, 사람이 사람을 배척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보면서 말을 걸고, 껴안으며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게 되었다. 아무리 푸념을 늘어놓아도 동물은 짜증을 내지 않았다. 되레 꼬리 치며 품에 안겼다. 자연스럽게 집 밖에서 기르던 동물이 집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반려동물은 인간의 외로움을 해소해 주었다.
매스컴의 영향은 얼마나 대단한가. 연예인을 모방하며 너도나도 반려동물을 곁에 두고 있다. 반려동물의 먹을거리며, 옷이며, 장난감이 어린아이 키우는 몫보다 적다 할 수 없음이다. 그뿐만 아니다. 수족관의 물고기, 모르모트 흰쥐, 청거북이, 소, 말, 고양이, 개 등 반려동물의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그런데 반려동물과 애정을 교환하는 가운데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했다. 종일 바쁘거나 며칠 여행을 떠나려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전문 시설에 맡겨 놓으니 그 비용이 만만찮다. 경제적인 문제와 그들의 수명이 다했을 때의 대처 방법 등이 과제로 남았다. 이런 문제로 인해 동물보다는 식물을 기르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추세이다. 반려식물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반려식물은 마음에 드는 화초를 구입해 적당한 장소에 두면 되는 것이다. 적당한 보살핌만으로 가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며칠 여행을 다녀올 일이 있어도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새순을 틔운다거나, 꽃망울을 달거나, 열매가 맺히는 과정을 보면서 마음이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일은 '할 일'이 있다는 것이다. 반려식물 기르기는 반려동물 기르는 것보다 경제적이고 자유로울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에게 반려식물 보내기가 시민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홀몸어르신들께도 반려식물은 상당한 위안을 주고 있다. 말할 줄 모르는 식물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말 저 너머의 진리를 터득하는 것이다. 자세히 보면 예쁘지 않은 식물이 없고, 자세를 낮추면 낮은 꽃들이 대지를 환하게 밝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삶 속에서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것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나태주 시인의 시 구절이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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