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의료산업을 위한 한강 이남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활용해 미래 먹거리를 제조업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꾸기 위해 대구시는 지난 2009년 대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를 유치했고, 의료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정해 집중 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첨복단지에는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첨복재단) 4개 센터(신약개발지원·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실험동물·의약생산)와 3D융합기술지원센터·한국뇌연구원 등 10개 연구·지원기관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현재 체감되는 성과는 크게 부족하다. 대구시가 첨복단지 유치 당시 보도 자료를 통해 밝힌 기대 효과는 의료산업 45조 원, 여타 산업 파급효과 37조2천억 원, 생산 증가 82조2천억 원, 고용 창출 38만2천 명에 달했지만, 실제 체감 성과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코로나19로 의료산업에 국가적 관심이 집중된 현 시점이 첨단의료복합단지의 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라 생각한다. 대구시가 이 시기를 현명하게 활용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다음 4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앵커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은 당시 첨복단지 입주 논의가 있었던 기업들이다. 이들 중 하나만 유치했어도 첨복단지는 대구 지역 경제에 더 큰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었다.
지금이라도 가용 역량을 총동원해 첨복단지를 활성화시킬 앵커 기업 유치에 전력을 다한다면 첨복단지 도약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정주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금요일 오후만 되면 첨복단지가 있는 신서혁신도시에는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출발하는 버스들이 서 있고, 직원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이는 첨복단지의 연구 역량과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첨복단지 및 유관 연구기관, 입주 의료기업들의 연구 인력이 대구에 거주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의 개선이 필요하다. 첨복단지 인근에 계획 중인 제2수목원 사업을 앞당기고, 청소년 진로직업체험관 등의 사업을 추진해 교육 환경 및 주거 환경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
셋째, 첨복재단 및 유관 기관에 지역 출신자 비율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 현재 첨복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대구 출신이 아닌 사람들이 많다.
첨복단지가 지역 발전을 위한 목적에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투입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 출신 인재가 첨복재단 및 유관 기관에 많이 포진돼야 한다. 첨복재단 및 유관 기관에 지역 출신 인재 채용 비율을 더 높일 수 있도록 규정해야 한다.
넷째, 로봇산업과 연계해야 한다. 지난 8월 대구시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혁신사업'에 선정됐다. 산업용 로봇과 의료 로봇 등이 부가가치도 크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인데, 첨복단지와 로봇테스트필드가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도록 관련 연구개발사업과 정책 논리들을 지금부터 개발해야 한다.
이미 첨복단지가 오송과 대구로 나눠 지정될 때 대구시는 IT 기반 첨단의료복합단지로 특화 방향을 정했기에 이 정책 논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 후 지금까지 조성에 집중했다면, 이제 내실을 기해 부가가치 창출 및 일자리 등 당초 기대했던 성과를 가시적으로 만들 시점이다. 대구시가 코로나19로 의료 관련 사업에 국가적 관심과 예산이 집중되는 현 시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첨복단지 도약의 전환점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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