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대…전자업계 내우외환; 중동사태·노조리스크 '내우외환'; 미국 경제 '내우외환'…" 여기저기서 '내우외환'이란 말이 들린다. 중동사태 및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으로 고유가, 환율 문제 등등 나라 안팎으로 모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우외환(內憂外患)은, "안 내, 근심 우, 바깥 외, 걱정 환"으로, '내우: 내부의 근심'과 '외환:외부의 걱정'을 합한 말이다.
'우(憂)'는, 큰 머리(頁)가 무겁게 위에서 심장(心)을 짓누르는 모습으로, 자기 내부의 마음이 재난에 앞서서 겪는 심리적 우려(憂慮)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내란(內亂)'처럼 내부 반란을 포함하기도 한다. 반면 '환(患)'은, 꼬챙이(串)가 심장(心)까지 관통하는 모습으로, 외부의 현실적 재난으로 인해 고생을 겪는 구체적인 환난(患難)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우와 환을 합친 '우환'이란 말이 있다. 예컨대 『주역』 「계사전・하」에 "주역을 지은 사람은 아마도 '우환'이 있었을 것이다(作易者, 其有憂患乎)"처럼, 우환은 중국 고대 사회의 내적 외적 곤경 상태를 말한다. 타이완의 학자 머우쭝싼(牟宗三, 1909~1995)은 유교의 우환 의식을 기독교의 '원죄 의식', 불교의 '고(苦) 의식'에다 대비하여 설명한 바 있다. 유교 사회에서는 신을 대신해서 우환이라는 무의식이 전전긍긍 자기 자신을 다잡게 하여 경건한 삶을 살아내도록 만들었다.
한편, '우-환'을 '내-외'와 짝지어 비로소 '내-우, 외-환'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먼저, 춘추시대 각 나라에서 발생한 일을 나라 별로 정리한 역사서 『국어(國語)』의 「진어(晉語)」에서다. 즉 "성인(聖人)의 경우에는 '외부의 걱정(外患)'도 없고 또한 '내부의 근심(內憂)'도 없다. 그러나 일반인의 경우엔 '외부의 걱정'이 있지 않으면 반드시 '내부의 근심'이 있기 마련이다"라고. 이어서 전국시대부터 전한 때까지 걸쳐 편찬한 『관자(管子)』의 「계(戒)」에도 보인다. 즉 "군주가 조정 밖(外舍)에 머물면서 연회 접대받지 않는 것은 '외부의 걱정(外事/外患)'이 있거나 '내부의 근심(內憂)'이 있다"라는 맥락에서다. 하지만 이 두 책에서는 아직 '내우외환'이라는 사자성어가 보이지 않는다.
그럼 중국에서 '내우외환'이라는 네 글자가 등장하는 것은 어디인가? 먼저 청대 팡바오(方苞, 1668~1749)의 「형자도희묘지명(兄子道希墓誌銘)」에서다. 즉 "그때 아우와 누이는 모두 어렸고, '내부의 근심과 외부의 재난 속(內憂外患)'에서…"처럼, 개인의 불운한 처지를 묘사할 때 쓰였다. 이후 청대의 문학가 쩡푸(曾樸, 1872∼1935)의 소설 『얼해화(孽海花)』제25회에서도 보인다. 즉 "이때 '내부의 근심과 외부의 걱정(內憂外患)'이 줄이어 닥쳐오자…"처럼, 청대 말기의 위태로운 상황을 묘사하는 경우다.
외적의 침입과 내란에 시달렸던 우리나라에서도 당연히 내우외환이란 말이 등장했다. 조선시대의 여러 문집에, 아울러 구한말과 근대기의 신문, 잡지 등에 빈출한다. 한마디로 삼천리 방방곡곡이 내우외환의 땅이었던 탓. '진도아리랑'에서 노래했듯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우리네 가슴속엔 수심(愁心)도 많다"였다. 저 하늘의 잔별마저도 모두 '수심'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가슴 속의 수심은 늘 저 하늘의 반짝이는 잔별과 가만히 조응하고 있음을 본다. 이 풍진 고개를 잘 넘어서면,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우리네 가슴에 희망도 많다"라는 노래로 다시 이어지는 법. 내우외환, 바로 그 자리가 '희망'의 터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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