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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개미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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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저/ 민음사/ 2021년 09월 03일

2020년 2월.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코로나로 타격받은 세계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초유의 '돈풀기'에 나섰다. 코로나로 폭락했던 주식 시장도 사상 유례없는 V자 반등을 이뤘다.

"OO로 2배 벌었다", "OO로 1년 만에 연봉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 등의 각종 경험담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더니, 서점마다 주식이나 코인 관련 책이 베스트셀러 코너를 야금야금 차지했다. 마치 이 책만 읽으면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듯이.

'개미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 제목부터 뭔가 의미심장하다. 속칭 '개미지옥'이라 불리는 주식시장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개개인의 절규를 대변하는 듯 하다.

석사를 마친 뒤 서울대 간호학과에 진학하는 등 특이한 이력을 가진 저자는 주식 자체를 문제 삼거나 투자자 행태를 비판하지 않는다. 대신 "주식시장은 계층 상승 가능성이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절반의 낙원"이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행동경제학 이론을 바탕으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개미들이 '필패의 질서'에 포섭되는 3단계 과정을 소개한다.

1단계는 '돈을 버는 단계'다. 초보자들은 보통 약간의 자본금만 투입하며 '밑밥'을 던져본다. 위험을 회피하고 확실한 우량주에 돈을 넣기 때문에 성공 사례도 꽤 나온다.

2단계는 이런 짜릿한 기억과 함께 '판돈이 올라가는' 단계다. 내 투자는 성공한다는 믿음을 강화하는 정보만 취사선택하고, 악재 요소는 외면하는 '과신 편향'이 작동하는 단계다.

3단계는 주가가 떨어져 '물타기'하는 과정이다. 많은 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해도 '손절매'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대로 돈을 끌어와 주식을 추가 매수한다.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물타기가 오히려 손실을 증가시키는 불행한 결말의 전조가 되는 순간이다.

이 같은 '실패 3단계'를 뒷받침하는 것은 저자가 서울의 한 매매방에서 만난 중장년 전업 투자자들 사례다.

최근 중장년뿐 아니라 청년층도 대거 주식시장에 대거 뛰어들었다. 월급만으론 집 장만도, 결혼도 힘들다는 것을 절감한 2030 세대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 내서 투자)로 시장을 떠받친다.

저자는 청년세대 투자의 특징이 '존버'라고 설명한다. '장기 우상향'에 대한 종교적 믿음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돈 때문에 아쉽고 곤란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적은 돈이라도 안정적으로, 지속적으로 벌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겠다는 소박한 바람이다. 그렇게 해서 돈에 집착하지 않겠다. 더 엄밀히는 '집착하지 않고 싶다'는 청년세대의 의지 발현"이라고 했다. 352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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