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1차 예비 경선을 통과한 예비후보 8인이 16일 첫 '입심 대결'을 펼쳤다. TV조선을 통해 중계된 1차 방송토론회에서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4명으로 압축되는 2차 컷오프를 앞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의 지지율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이벤트답게 당내 대권주자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홍준표 예비후보를 향한 경쟁 후보들의 검증 공세와 설전이 거셌다.
◆홍준표 "무야홍"…윤석열 "국민의 강철" 자처
이날 토론에 앞서 열린 30초 '자기 소개'코너에서 8명의 대권주자들은 '나는 ○○○다'의 공란에 자신이 원하는 단어나 문장을 넣어 저마다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했다.
먼저 황교안 예비후보는 자신에 대해 "나는 워터젯 파워"라며 "(나는) 겉으로는 온유해보이지만 내면은 강인하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모든 세력을 잘라내겠다"고 했다.
뒤이은 홍준표 후보는 "나는 무야홍이다"고 했다. '무야홍'은 '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의 약칭이다. 이어 홍 후보는 "요즘 MZ(밀레니얼+Z세대)세대들이 무야홍을 외치면서 우리 당으로 많이 들어왔다. 장년세대를 엮어 (대선에서) 압승하고 정권교체를 꼭 이루겠다"고 걍조했다.
하태경 예비후보는 "나는 4강이다"며 "꼭 4강에 올려달라. 청년·중도로의 확장 내가 할 것"이라고 했다. 4명을 컷오프 하는 내달 8일 2차 예비 경선을 염두에 둔 발언인 것. 이어진 유승민 후보는 자신을 "정권교체를 확실히 해낼 유일한 후보"라며 "민주당의 이낙연·이재명 후보 가장 두려워하는게 유승민"이라고 강조했다.
최재형 예비후보는 "나는 우산이다"며 "한국 정치는 아무도 우산이 안되려고 한다. 제가 우산이 되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저와 함께 마음껏 일해라. 모든 책임 내가 지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예비후보는 "귤재앙"을 자처했다. '귤재앙'은 제주 출신인 원 후보가 과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다섯 차례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고 해서 민주당 입장에서 '재앙'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별칭이다. 원 후보는 이러한 전력을 강조하면서 "민주당 후보로 예상되는 이재명에게 귤재앙의 신맛을 실컷 맛보이겠다"고 했다.
안상수 예비후보는 자신을 "마에스트로"라며 "타협과 협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1차 예비 경선 중 비전발표회 때도 베토벤의 교향곡 '운명'에 맞춰 지휘봉을 휘두르기도 했다.
윤석열 후보는 "나는 국민의 강철이다"고 썼다. 그는 "나는 맞으면 맞을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강철"이라며 "정권은 나 하나만 꺾으면 집권 연장이 가능하다고 모든 기관을 동원해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 국민과 함께 반드시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내일이 대선?…尹·洪 "이긴다" 劉 "진다"
주도권 토론에 앞서 열린 'OX 답변' 코너에서 주자들은 '내일이 대선이면 우리 당은 진다'는 질문,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질문에 엇갈린 답변을 내놓았다.
먼저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말한 "내일이 대선이면 우리 당은 진다"는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유승민'하태경 후보는 '○'를, 나머지 후보는 'X'를 들었다.
윤 후보는 "당연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내일 대선이면 진다는 이준석 대표의 이야기는 선거에 대해 낙관하지 말고 늘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유승민 후보는 "저는 내일도 지지만 3월 9일도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는 1% 차이의 박빙 선거인데 국민의힘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진 '민주당 후보가 이재명 경기도지사면 땡큐다'는 질문에는 윤석열'유승민 후보만 'X'로 답변했고 나머지 후보는 '○'를 제시했다.
발언권을 얻은 홍 후보는 "제가 나가면 인성부터 다르다"며 "사람, (살아온) 과정, 가족공동체 인식도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채무가 1천조원 시대인데, 포퓰리스트(이재명 후보)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대결하면 포퓰리스트를 찍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같은 인파이터이기 때문에 싸움에 붙으면 내가 이긴다"고 강조했다.
◆洪 "보수궤멸 수사 사과해야"…尹 "검사로서 한일"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 윤 후보는 유승민·홍준표 후보 보다는 안상수·원희룡 후보에게 질문을 이어간 반면 유승민·홍준표 후보는 대부분 시간을 윤 후보에게 쓰며 집중 공격을 펼쳤다.
가장 먼저 주도권을 쥔 유 후보는 윤 후보에게 "대통령이 되려는 결심을 언제 했냐"고 물었다. 윤 후보가 "퇴임 후 4~5개월 됐다"고 답했고, '검사로 있을 때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이 없었냐'는 물음에 "정치 생각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대통령이 되고 나면 코로나 위기 이후 경제와 안보, 복지, 노동 양극화, 인구 위기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 두 개가 아니다"며 "6개월 전에 대선 출마를 결심하고 평생 검사로 살아온 분이 대통령 자격이 있냐"고 꼬집었다.
이에 윤 후보가 "26년 검사 생활 동안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서 어떤 각도에서는 분야 정상까지 가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 후보는 "어제 오늘 보육과 자영업자 관련 공약을 발표했던데 왜 중요한걸 후보가 직접 안 하고 캠프 사람들을 시켜서 하는 가. 이런 걸 보고 윤 후보께서 정말 대통령 자격, 대통령감으로 준비가 돼 있는가에 대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홍 후보는 윤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팀장을 맡았던 것을 들며 압박에 나섰다.
홍 후보는 "윤 후보는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팀장을 하면서 구속 시킨 그 공로로 다섯 계단을 건너뛰어 서울중앙지검장을 했다"며 "서울중앙지검장 때는 보수진영을 궤멸시키는데 앞장서고 천 여명을 소환 조사하고 그 중 5명이 자살했다. 그렇게 했으면 정치판에 들어올 때 우리 당에 들어올 때 당원이나 대국민 사과라도 하는 게 맞지 않냐"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당시에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했고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서 일을 처리했는데 이것에 대해서 제가 검사로서의 한 일에 대해 사과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법리 증거로 수사했는데 5명이나 자살했나. 얼마나 포악하게 수사했으면 5명이나 자살했겠냐"고 되받았다. 윤 후보는 "5명이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라며 "저는 그렇게 많은 분이 제 사건과 관련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생각을 안한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또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윤 후보의 검찰 시절 수사를 재차 따지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좋은 이야기다. 그런데 박근혜, 이명박은 죽은 권력이다. 죽은 권력을 어떻게 그렇게 잔인하게 수사했나"라고 질문했다. 윤 후보는 "형사사건은 아무래도 사건이 있었을 때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답하는 도중, 홍 후보는 답변을 차단하기도 했다.
이처럼 집중 견제를 받은 윤 후보는 자신에게 4분간 주어진 1차 주도권 토론 시간을 원 후보에게 '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 문제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느냐'고 묻거나 안 후보에게는 '코로나로 피해입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부의 방안과 비전' 등을 물으며 정치 논쟁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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