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IT "코로나19, 귓속 유모세포 공격해 난청 유발할 수 있어"

전정신경 둘러싼 슈반 세포도 취약, 균형 잃고 어지럼증 느낄 수 있어
바이러스, 콧속 이관과 귓속 중이 거쳐 내이에 침투하는 듯…뇌신경 감염 가능성도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관악구민종합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를 찾은 시민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관악구민종합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를 찾은 시민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귓속 내이(inner ear)에 있는 유모세포(hair cell)를 공격, 난청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헬스데이 뉴스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의공학·과학 연구소의 리 게르케 박사 연구팀은 최근 내이의 주요 세포 모델과 성인의 내이 조직을 이용해 벌인 연구에서 이런 사실을 밝혔다. 내이는 청각, 몸의 평형 유지 등 기능을 수행하는 부위다.

그간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난청과 이명, 이석증을 일으키는 사례가 보도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고자 내이의 주요 세포 모델을 만들어 연구했다.

특정 유전자 주입을 통해 인간의 피부세포를 유도 만능줄기세포로 바꾼 뒤 이를 내이의 유모세포, 지지세포, 신경세포, 슈반 세포 등으로 분화하는 방법으로 내이 주요 세포 모델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세포들을 2차원 배열 또는 3차원 오가노이드로 배양해 실험했다.

인간 귀 구조도
인간 귀 구조도

실험 결과 내이 속 유모세포와 슈반 세포에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 수용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수용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의 세포 속으로 진입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이것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내이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내이의 다른 세포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취약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내이의 달팽이관에 있는 유모세포는 소리의 강약차를 구분하고 소리 정보를 전기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한다. 유모세포가 손상되면 난청이 발생한다.

슈반 세포는 내이의 전정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말초신경 세포다.

전정신경은 우리가 머리를 돌리거나 몸을 움직일 때 회전운동을 감지하고 뇌의 중추신경계와 정보를 주고받아 몸의 평형을 유지해 준다.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럽거나 빙글빙글 도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귀로 침투하는 통로는 중이(middle ear)와 코가 연결되는 이관(耳管)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또 청신경을 둘러싼 작은 구멍을 통해 코로부터 빠져나와 뇌로 들어간 다음 내이와 연결되는 신경을 포함, 뇌 신경을 감염시킬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가 발행하는 '커뮤니케이션 메디신'(Communications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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