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만혼 늘면서…난자 동결 시술 꾸준히 증가

대구차병원 난임센터 본격 난자 냉동 시술 시행
"늦어도 35~37세 이전 시술해야 임신 가능성 높아져"

대구차병원 난임센터에 설치된 난자탱크. 대구차병원 제공
대구차병원 난임센터에 설치된 난자탱크. 대구차병원 제공

세계 최초로 난자동결보존법을 개발한 차병원이 8일 대구차병원 난임센터를 개소하면서 대구에서도 본격 난자 보관시대를 예고했다.

결혼 연령이 갈수록 늦어지면서 이로 인한 난임과 불임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난자 보관'이 이를 해결할 하나의 대안으로 관심을 모은다.

차병원은 1998년 세계 최초 유리화난자동결법(난자 급속 냉동 방식)을 통한 임신과 출산에 성공해 세계 최대 난임 학회인 미국생식의학회(ASRM)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에는 세계 최초로 난자은행을 설립했다. 이번에 새롭게 문을 여는 대구차병원 난임센터에도 정면에 마치 상징물처럼 난자은행(CHA BIO BANK)이 놓여있으며, 별도의 난자보관실도 갖췄다.

차병원은 암환자들이 항암요법을 겪으면서 생식세포가 손상을 입게 되면 가임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 난자동결보존법을 연구해왔다. 실제 2001년 당시 22세에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전 난자를 냉동 보관했던 환자가 2010년 보관된 난자를 해동해 시험관아기 시술로 임신하고 2011년 출산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여성들의 사회활동 증가로 만혼이 늘어나면서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 장래에 혹시나 겪을 수 있는 불임이나 난임에 대비하기 위해 난자 동결 시술을 받은 사례가 늘고 있다.

차병원에 따르면 2011년 9건에 불과했던 난자 동결 시술 건수는 2016년 243건, 2020년 574건으로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인다. 차 병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워낙 결혼 연령이 늦어지다 보니 혹시나 딸이 뒤늦게 불임으로 고생할 것을 걱정해 엄마가 데리고 와 난자 냉동 시술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경우, 통상 35세가 넘으면 난자 생산력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난임은 물론 염색체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수연 대구차병원 난임센터 교수는 "35세 이후 여성의 가임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한번 감소된 가임력은 회복 불가능하다"면서 "나이가 젊을수록 건강한 양질의 난자를 얻을 수 있어 평균 35세, 늦어도 37세 이전에 난자를 냉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구차병원 난임센터 의료진과 연구원. 대구차병원 제공
대구차병원 난임센터 의료진과 연구원. 대구차병원 제공

난자 동결 시술에 드는 비용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300만∼350만원 선이며, 보존비용은 5년 기준 50만원 정도다. 다만 국민건강보험 급여 항목이 아니기 때문에 시술받는 이가 비용의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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