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키워본 부모들은 휴대폰 문제로 자녀들과 갈등을 한두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그만큼 휴대폰은 현대사회에서 필수적인 수단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정신적 성숙기인 청소년 시절에 휴대폰의 불건전한 정보나 오락, 도박게임에 빠지게 되면 자신의 중요한 학습이나 하는 일에 집중을 못하고 정상적인 그룹의 대열에서 이탈하기 쉽다.
요즘 군 장병 휴대폰 사용 문제가 대두되어 있다. 현재 군은 자대에 배치된 실무 병사에 대해서는 일과 시간 외에 자유시간에 휴대폰 사용을 허락하고 있다. 장병들의 자기계발과 사회와의 소통단절 해소, 부대내 부조리 척결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 반대로 인터넷 도박을 한다거나 내부활동을 외부에 게재하는 등 보안문제 유발, 자유시간에 장병들간에 운동이나 대화를 통한 전우애 함양, 동료 전우를 통한 자신의 부족한 점 발견 등 유사시에 발휘될 전우애나 사회에서 필요한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경험의 기회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더구나 군에 갓 입대한 훈련병에 대한 휴대폰 사용문제가 국방정책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군지휘부는 정책적으로 주요한 의제에 집중하되 시대적 변화요소의 어느 수준까지 수용하고 또한 지킬 것인가의 기준을 잘 설정해야 할 것이다. 강한 군대 육성이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육군에서 훈련병에 대한 휴대폰 사용이 시범운영 중이라고 한다. 통상 군에서 시범운영은 전면적으로 실시되기 전에 운영상 문제점을 식별하고 보완요소를 찾기위해 시행한다. 한번 시행하면 대단한 문제가 발생되기 전에는 되돌리기 힘들다. 군 복무기간이 짧아져 기초군사훈련기간도 점차 짧아지고 있다. 군별 병사들의 기초군사훈련 기간은 5~7주이며, 장교 및 부사관은 11주 이상을 하고 있다. 장교 및 부사관도 기초군사훈련기간에는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지원병제도인 미군도 훈련기간에는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있다. 내용을 읽어보지 않아도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간다. 젊었을 때는 시련과 좌절을 겪으며 성장하고 발전한다. 때로는 외로움과 고독이 자신을 성찰하게 하고 정신적으로 성장시킨다. 군에 처음 들어온 훈련병이 길지 아니한 기간동안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사회와 단절되었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자기 내면과의 대화를 통해 자기를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훈련병 중에 휴대폰 사용의 부작용으로 훈련에 집중을 못하여 안전사고를 유발하거나, 사격훈련 시 가상공간의 게임과 현실세계를 혼돈하여 행동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훈련병의 휴대폰 사용을 주장하지만 아마도 대다수의 전역자들이나 국민들은 기초군사훈련중인 훈련병에 대한 휴대폰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휴대폰 사용 통제가 기초군사훈련 목적으로 훈련병들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정하였다. 현재 훈련병들은 필요시 부대에서 설치한 공중전화기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공중전화기 이용 시 가용시간이 짧아 충분한 대화의 시간이 부족하다, 이는 공중전화기 사용시간을 늘려주거나 전화기 추가 설치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군 간부들도 휴대폰 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일과 후에는 상관없지만 과업시간이나 야외훈련 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병사들이 보는 데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과연 통화내용이 업무에 관련된 것인지도 의심스럽고, 업무나 훈련에 관련된 것이라면 더더구나 보안 위반일 가능성이 있다.
훈련병보다도 훈련기간이 긴 장교, 부사관들도 기초군사훈련동안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데 그보다 훨씬 훈련기간이 짧고 문제가 많을거라고 예상되는 훈련병들에게 먼저 휴대폰 사용의 시험적용은 언뜻 내부적으로 자생한 정책결정보다는 외부요인에 의해서 시행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학부모들이 자기의 자녀가 올바르게 자라고 공부에 집중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국민들도 한국군이 강한 군대가 되기를 바라고 장병들이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가진 군인을 원할 것이다. 이제 국민들이 강한 국방을 위한 흔들림 없고 일관된 정책을 요구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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