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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뚱딴지와 멧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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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대구 근교 밭 인근 야산에 뚱딴지(돼지감자)가 자생하고 있다. 매년 멧돼지가 주인 행세한 돼지감자를 얼마 전 나눠 먹자며 조금 캤다. 처음엔 작은 비닐봉지에 담았으나 수확하는 재미에 한 바케쓰 가득 채웠다. 겨울 멧돼지 먹이이기에 더 캐고 싶은 욕심을 억누르고 있다.

돼지감자는 줄기가 곧게 서고 높이 자라 한여름에 노란색 꽃을 피우기에 해바라기처럼 보인다. 해바라기 씨앗 수확을 기대했다면 어설픈 농부다. 늦가을 땅을 마구 파헤쳐 놓은 것을 보고서야 해바라기가 아닌 멧돼지가 좋아하는 돼지감자임을 알게 된다. 돼지감자는 서리가 내린 뒤 줄기가 마르면 수확한다. 산과 밭에서 멧돼지 먹이가 줄어드는 시기이다.

농부 일에 관심을 두면 어쩔 수 없이 멧돼지를 나쁜 동물로 여기고 단속하게 된다. 멧돼지는 잡식성이라 손대지 않는 작물이 없다. 울타리를 치지 않고 작물을 키우는 것은 멧돼지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일이다. 울타리 없이 고구마 등 작물을 심었다가 호되게 당했다는 얘기는 주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다.

생김새 등으로 본 선입견은 미련한 짐승으로 보이지만 멧돼지는 여간 영물이 아니다. 멧돼지는 높은 나무에 달린 과일도 흔들어 따먹는다. 그것도 제대로 익어 맛있는 것만 노린다. 멧돼지가 손댄 과일은 잘 익었다고 보면 된다. 늙은 호박은 겉이 멀쩡해도 속이 썩은 게 많은데 멧돼지가 손댄 것은 속이 알차다.

올해 멧돼지가 밭 인근의 돼지감자를 아직 손대지 않은 이유가 있다. 이웃 밭에 설치한 전기 철망 때문이다. 멧돼지는 전기 철망이 있는 곳에는 가지 않는다고 한다. 전기 충격을 당한 멧돼지의 학습 효과일 것이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돼지감자는 감자를 닮았지만, 울퉁불퉁 제멋대로 달린 뿌리 때문에 시답잖은 뚱딴지라는 이름을 얻었고, 한동안 버림받은 작물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여러 가지로 몸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농민이 재배해 판매하는 등 인기 작물로 거듭나고 있다.

돼지감자는 내버려 두면 빠르게 주위로 번진다. 멧돼지가 심하게 땅을 파헤쳐 먹지만 씨는 남기는 것 같다. 동물의 생존 섭리일 것이다. 올해 인간이 손댄 돼지감자 자생지가 내년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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