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충청의 아들''강릉 외손자' 尹, TK선 어떻게 인사할까?

보수정당 대통령 후보를 배출하지 못 한 지역민의 헛헛함 보듬기 쉽지 않은 과제
고향이 경북 안동이고 부인이 안동 김씨인 이재명 후보 상대 이중부담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월 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했다. 김영진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월 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했다. 김영진 기자

지난달 29일 대전과 지난 10일 강원도 강릉을 방문할 때 각각 '충청의 아들'과 '강릉의 외손자'라고 지연을 강조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앞으로 대구경북(TK)을 방문할 때는 어떤 표현으로 지역민에게 친근감을 표시할까?

지역민들에게는 단순한 호기심 수준의 궁금증이지만,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인사들에게는 입이 바싹 타들어가게 만드는 어려운 숙제다. 대선 후보가 당의 정치적 텃밭과 어떻게 접점을 만드느냐에 따라 향후 '집토끼'들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윤 후보는 TK에서 보수정당 대선 후보를 배출하지 못한 지역민의 헛헛함을 보듬으면서, 고향이 경북 안동이고 부인이 안동 김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상대해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안고 있다.

당 안팎에선 윤 후보가 그동안 보여준 모습의 연장선상에서 '반(反) 문재인 정권의 구심점이자 정권교체를 이룰 적임자' 프레임을 TK에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수의 심장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TK 지역민의 자긍심을 치켜세우면서 정권교체를 위해 도와달라는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TK 시도민의 바람을 확실하게 현실화할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지역의 숙원사업 해결의지를 보이면서 대(對) 정부 강경메시지를 내놓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선 그 정도로는 지역민들의 목마름을 채우기엔 2%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과 특별한 연고가 없으면서 그저 입으로만 TK 편이라고 하는 후보를 TK가 그간 대선에서 지지한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윤 후보가 지난 3월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기 전날 대구를 방문해 현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지역에 성의를 표시하긴 했지만, 공직자의 임지가 정치적 자산이 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윤 후보가 깃발 흔들기 수준보다 더 지역민들의 정서를 파고드는 행보를 보여야만 지역민이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지역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대선 후보 확정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최종 4강'까지 오른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과 유승민 전 의원조차 끌어안지 못하는 윤 후보의 행보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가 제대로 TK에서 평가를 받으려면 지역을 방문할 때 좌우에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함께 해야 한다"며 "그저 여느 지역 지역순회 일정 소화하듯 TK 방문을 준비했다가는 내년 대선에서도 여느 지역에서 나오는 수준의 득표율밖에 기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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