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12시 30분쯤 대구 북구의 한 음식점. 점심식사를 위해 찾은 손님들이 입구로 들어서며 출입자 QR바코드 인식 기계에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을 인식시켰다. 식당 종업원들은 '접종 완료' 안내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다가 놓치는 경우가 생기면 손님 테이블로 가서 일일이 접종 시기를 확인했다.
한 명씩 접종시기를 확인하느라 다른 손님에 대한 주문과 계산이 지체되기도 했다. 이곳 직원은 "배달 앱 주문이 들어오는 '딩동' 소리, 손님 테이블에서 종업원을 호출하는 '딩동' 소리, QR 바코드 인식 소리까지 겹치면서 신경이 바짝 곤두서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방역패스 유효기간 적용이 시작된 첫날, 현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시설 특성과 주요 이용자의 연령대에 따라 준수 정도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3일부터 17개 다중이용시설 출입할 때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적용하기로 했다. 백신 2차 접종(얀센 접종자는 1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한 날부터 6개월(180일)까지만 방역패스가 유효하도록 제한기간을 뒀다. 일주일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오는 10일부터는 위반 시 과태료 부과 및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
하지만 첫날부터 실제 현장은 제각각이었다. 관공서가 밀집한 지역의 식당들은 방역패스에 대한 홍보와 준수가 잘 이뤄지고, 유동인구가 적은 동네 가게는 그렇지 않은 모습이었다.
60대 이상이 주요 고객층인 대구 중구의 한 분식집에서는 휴대전화 앱에서 접종 이력을 업데이트 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 발길을 되돌리는 손님도 있었다. 이곳 종업원은 "식당 주요 단골 대부분이 60대 이상으로 3차 접종을 안 하면 출입이 어려운데, 접종력을 업데이트하지 못해 바코드 인식이 안 된다며 답답해하는 사람이 많다"며 "주문, 서빙, 앱 업데이트까지 하려니 버겁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대구시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1층 출입구에는 별도의 인력을 둬서 출입자 명부 작성과 접종증명·음성 확인절차를 안내하고 있었지만, 출입구가 여러 개인 탓에 모두 통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지하주차장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시설 내부로 진입하는 경우는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에게 접종 여부를 따져 묻기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이날 대구 내 백화점과 아울렛, 대형마트 등을 둘러본 결과 지하 주차장에서 들어갈 경우에는 주차장 입구에서 ARS 전화 확인만 안내를 할 뿐, 접종 여부조차 묻지 않았다. 마트 직원 A씨는 "아직은 방역패스 의무 적용 기간이 아니지만 주말에 수천 명씩 드나들 때는 어떻게 관리할지 걱정"이라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방역패스 의무 적용 시설 17곳이 모두 실내시설이다. 실내와 실외 공간이 섞여 있고, 입‧출구가 불분명한 시장의 경우 출입자 구분과 관리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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