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3·9 대선이 두렵다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임인년 새해를 맞았지만 착잡한 마음이 앞선다. 3월 9일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국민 대다수가 염원하는 정권 교체가 무망(無望)해진 상황들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뒤진 여론조사 결과들이 연말연시에 쏟아졌다.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 총력을 쏟아도 모자랄 판에 국민의힘은 지리멸렬 상태다. 선거대책위원회는 공중분해됐고, 이준석 대표의 내부 총질은 끝 간 데 없다. 패색(敗色)의 기운이 윤 후보와 국민의힘을 덮쳤다. 이런 지경에서 대선을 이긴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다.

이 후보가 대선에서 이겨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은 집값 폭등, 탈원전 등 5년 실정(失政)에 대한 면죄부(免罪符)를 받은 것으로 여길 게 뻔하다. 좌파는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며 모든 잘못을 퉁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 양산 사저로 가는 길이 편할 것이고, 조국·추미애·윤미향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통신 사찰 등 정권을 둘러싼 비리와 의혹, 그리고 내로남불까지 영영 묻힐 것이다. 이 후보 당선의 가장 큰 수혜자는 문 대통령과 정권 인사들이다.

'문재인 5년'에 학을 뗀 국민으로서는 이 후보의 승리로 열리게 될 '이재명 5년'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떨치기 어렵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말을 바꾸고 정책을 뒤집는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서도 그렇게 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대장동 게이트에 등장했던 저질 패거리와 같은 인사들이 여기저기 설치며 이익을 챙기고, 국정을 농단하지 않을까란 우려도 있다. 포퓰리스트를 자처한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돈을 마구 뿌려 국민을 호도하고, 나라를 구렁텅이로 밀어 넣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없지 않다.

이번 대선은 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역사적 선거다. 윤 후보가 "정권 교체라는 역사적 과업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만약 실패하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대선 이후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 3월 9일 대선을 국민 대다수는 두려운 마음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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