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풍경화에 나타난 세대별 시선…봉산문화회관 ‘또 다른 가능성-체현된 풍경전’

2월 19일까지 1~3전시실

류채민 작.
류채민 작.

코로나19로 지친 지역민들이 가볍게 발걸음할 수 있는 전시가 봉산문화회관 2, 3층 1~3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또 다른 가능성-체현된 풍경전'에는 김상우, 장기영, 김찬추, 류채민, 신준민, 김소라 작가가 참여한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3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로 작가를 구성했다는 점. 풍경화에 나타난 세대별 시각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50세에 접어든 김상우, 장기영 작가는 대상을 직관적으로 바라보고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김 작가는 길, 언덕 등 상징적인 소재를 과감하게 부각하는 구도를 택함으로서, 사유 작용을 배제하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한다.

장 작가는 주된 탐구 대상인 꽃의 이미지를 각기 다른 풍경 속에 부유하듯 늘어놓았다. 생명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긴 상징적인 꽃을 통해 내재된 감수성을 직설적이고 날 것 그대로 표현했다.

40대인 김찬주, 류채민 작가는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는 구상회화의 보편적인 특성을 취하지만, 작가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고자 또 다른 가상공간으로 관객을 이동시킨다는 공통점이 특이하다.

김 작가의 작품은 초현실주의 같은 공상과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황폐해진 자연 속에서도 희망을 꽃피우는 작가의 낙관적인 시선을 엿볼 수 있다. 류 작가는 건물 안과 밖 공간을 창문이라는 매개체로 나누는 이중적 구도를 택했다. 창문은 공간으로부터의 해방을 꿈꿀 수 있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신준민 작.
신준민 작.

30대 신준민과 김소라 작가는 대상을 선택하는 시선부터 확연하게 다르다. 섬세함과 기교보다는 패기 넘치는 과감함을 통해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는 방법을 택했다.

신 작가는 일상 속에서 익숙하게 마주하지만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을 채집해 작업한다. 익숙한 풍경 속 바람, 온도, 시간성에 따른 색채의 변화를 포착해 내려는 감각적 표현이 돋보인다. 평소 눈으로 보는 것과 감수성을 일깨워보는 풍경의 간극을 알게 한다.

김 작가도 우리 주변의 빛바랜 흔적을 수집한다. 소외되고 버려지며 변화하는 풍경을 기록하는 작업이다. 단순한 재현의 의미를 넘어, 부재와 변화에 대해 무뎌진 감각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이다.

전시는 2월 19일(토)까지. 월요일과 설 연휴는 휴관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다. 053)66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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