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A(32·대구 동구) 씨는 최근 곤두박질 치는 HDC현대산업개발 주가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했다. 건설 관련주가 새 정부 들어 호황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고 건설주 투자를 고심하다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를 지은 HDC현대산업개발에 투자를 결심했던 것이다.
A씨는 "지난해 말부터 투자를 시작했는데 가격이 좀 올랐었다"며 "대선 후보들도 하나같이 부동산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어 많은 돈이 들어갔는데 갑자기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갑자기 너무 많이 떨어지니 아무 생각이 들지 않더라"며 "순식간에 곤두박질 쳐 대응도 못했고 지금 사는 아파트 브랜드 값도 떨어져 집값도 내릴 것 같아 진짜 하루하루가 최악이다"고 고백했다.
◆ 현대산업개발 사고 이후 6일 연속 파멸적 하락
18일 HDC현대산업개발은 전 거래일(1만8750원) 대비 2650원(14.13%) 하락한 1만6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52주 최저가인 1만6000원까지 고꾸라지다 전일 경신한 최저가(1만7800원)를 하루 만에 경신하게 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달 들어 10일까지 12.66% 오르며 상승세를 탄 바 있다. 그러나 11일 광주 사고 직후 폭락을 맞이했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당일인 지난 11일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03% 떨어진 2만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18일까지 6거래일 연속 폭락세를 면치 못 하는 추이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전날인 17일 전격 사퇴를 발표했지만 주가 부양에는 힘을 보태지 못 하고 있다. 도리어 '정 회장이 처벌 피하기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에 불을 지폈다. 정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는 물러나되 HDC 회장직은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책임 회피성' 사퇴라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실종자 가족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정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회장직 사퇴에 대해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가족협의회 측은 "고개 몇 번 숙이는 건 가식이고 쇼일 뿐이다. 상황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촉구하고 나섰다.

◆자사주매입에도 속수 무책…영업정지 가능성도
HDC현대산업개발 주가 부양을 위한 HDC그룹 측의 자사주 매입도 효험이 없는 모양새다. 17일 HDC그룹의 지주사인 HDC는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현대산업개발 보통주 100만3407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일자별로는 △13일 57만3720주 △14일 29만9639주 △17일 13만48주 등이다.
엠엔큐투자파트너스 또한 같은 기간 HDC 보통주 32만9008주를 장내 매수했다.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사퇴한 정몽규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회사다. 이로써 HDC의 HDC현대산업개발 지분 비율은 기존 40%에서 41.52%로 확대됐다. 엠엔큐투자파트너스의 보유 지분이 늘면서 대주주의 HDC 지분은 39.12%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 주가 하락세는 장기화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중과실 여부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이 최장 1년 이상의 영업정지 받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행 건설산업법 기본법 처벌 규정에 따르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시공을 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켜 건설공사 참여자가 5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최장 1년 이내 영업정지에 해당한다.
또 현장 점검을 통해 부실 공사가 드러나고 이에 대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안전점검 의무, 품질 검사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엔 최장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처분을 할 수 있다. 영업정지를 받게 되면 공공사업 수주와 민간 공사의 신규 수주 등 모든 영업 활동이 중단된다.
일각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등록말소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건산법상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야기해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엔 건설업 등록말소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의 건설업 등록말소와 관련한 요구가 올라온 상태다. 지난 17일 장연주 광주시의원은 '살인기업! 현대산업개발 영구 퇴출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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