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가 읽은 책] 나를 찾고 반려도서를 찾는 길

내가 있는 삶을 위한 반려도서 레시피/ 문무학 지음/ 학이사 펴냄/ 2020년

숲길. 나진영 제공
숲길. 나진영 제공

문무학의 '내가 있는 삶을 위한 반려도서 레시피'는 서평 쓰기 책이다. '반려도서 레시피'라니, 제목이 흥미롭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서평 쓰는 독서를 하면 반려도서를 찾을 수 있고, 그 반려도서가 내가 있는 삶을 꾸릴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확신에 찬 말투다. 마음 건강을 위해,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방법은 책을 읽고 토론하고 사색하며 서평을 써보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알려준다.

인터넷에 많이 돌고 있는 '젊을 적 식탁에는 꽃병이 놓이더니/ 늙은 날 식탁에는 약병만 줄을 선다.// 아! 인생,// 고작 꽃병과 약병/ 그 사이에 있던 것을…."('인생의 주소') 이 시를 쓴 시인이 이 책의 저자다. 그는 시조와 문학평론으로 등단했다. 시조집으로 '낱말', '홑', '가나다라마바사' 등을 펴냈다. 대구문협, 대구예총 회장, 문화재단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대구수성 한국지역도서전 조직위원장을 맡아 지역과 책의 소중함을 알렸으며 책 읽기로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 책의 소제목은 서평 강좌 제목이다. 서평으로 가는 길은 책에서 출발하여 읽기와 토론하기, 사색하기로 이어지고 그 후 글쓰기로 들어가서 비평과 서평을 강의한다. 마무리는 책과 놀며 나를 찾아, 내가 있는 삶을 꾸리라고 한다. 12강으로 강의가 구성됐는데 제목이 언어유희같지만 핵심이다.

(1) 책(冊)을 책(責)하다, (2) 독(篤)하게 독(讀)하다, (3) 논(論)하여 논(掄)하다, (4) 보(步)로써 보(保)하다, (5) 장(章)으로 장(裝)하다, (6) 작(作)은 작(嚼)이다, (7) 평(評)으로 평(平)하다, (8) 서(書)를 서(序)하다, (9) 문(文)을 문(問)하다, (10) 용(庸)을 용(用)하다, (11) 몽(夢)을 몽(朦)하게, (12) 종(綜)으로 종(終)하다.

서평에 관한 책은 여러 권 있지만, 이 책은 서평과 함께하는 삶이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걸 분명히 깨닫게 해준다. "유책심아(有冊尋我) 유아지생(有我之生) 책과 놀면서 나를 찾고, 내가 있는 삶을 꾸리도록 하겠다."(6쪽)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책을 통해 나를 탐색하고, 소통을 위해 토론하고, 서평을 쓰자고 한다. 나를 찾고 반려도서도 찾을 수 있다. 무작정 책을 읽기만 했고 남는 것이 없었다면, 이제는 다르게 해볼 때다. 독서 후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서평을 쓴 후에 남는 것은 여러 가지다. 서평 쓰기의 시작은 이 책을 읽는 것이다.

나진영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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