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태인 등번호 '46번' 물려받은 아기 사지 이재희

지난해 1군 5경기 출전했지만 첫 승 신고는 미뤄, 허삼영 감독 “터프한 투수”
SSG 추신수 상대 가장 신기했던 경험

삼성라이온즈 투수 이재희가 올 시즌 5선발 경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남기고 있다. 김우정 기자
삼성라이온즈 투수 이재희가 올 시즌 5선발 경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남기고 있다. 김우정 기자

삼성라이온즈 에이스로 거듭난 원태인이 등 번호를 바꿔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그에게 전화한 루키가 있다.

차세대 에이스를 꿈꾸며 원태인의 등번호 '46'번을 물려받은 아기사자가 이재희(21)다.

지난해 삼성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그는 1군 5경기에 마운드에 올라 1패, 평균자책점은 5.40을 기록했다. 첫 승 신고는 못했지만 지난해 8월 15일 kt전 첫 데뷔 무대에서 3.1이닝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9월 28일 SSG전에선 5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등 호투했다.

그의 장점은 상대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더라도 아랑곳 않는 투쟁심이다. 허삼영 감독도 "신인답지 않게 터프한 면모를 보여줬다. 지지 않으려는 패기와 싸울 줄 아는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에 대해 이재희는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도 많았지만 도망가는 피칭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승부욕이 강한 편이다. 타자와 승부할 때 도망 다니면 안 된다고 늘 생각한다. 타자가 친다고 다 안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맞더라도 정면 승부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도록 초점을 맞춰 던진다. 아무래도 피칭할 때보다 타석에 타자들이 있는 경기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더 편하다. 타자가 있으면 변화구 던지기도 쉽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재희는 앞서간 선수들의 등을 보면서 성장하고 있다.

올 시즌 46번을 달고 뛰는 그는 "(원)태인이 형을 좋아하고 존경해서 번호 달라고 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평소에 태인이 형이 볼 판정에 흔들리지 말고 티 내지 않고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해 주신 게 인상에 남아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도중 데이비드 뷰캐넌에게 구종 과외를 받았던 그는 "첫 등판 이후여서 얼떨떨했다. 그렇게 컷 패스트볼을 잘 던지는 선수가 알려줘서 기분이 좋았다. 중요한 부분은 잘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뷔 첫 시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는 "SSG전에서 추신수 선배님을 상대한 게 가장 신기했다. TV에서만 봤던 선배님들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수많은 투수를 상대하셨으니까 괜히 위축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신기했던 마음은 두고 매 타석 상대할 때마다 이기자는 생각만 했다"며 투쟁심을 드러냈다.

올 시즌 5선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그는 "피하지 않는 게 내 장점이다. 구속이 조금만 더 향상되면 충분히 5선발을 차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5선발에 들어가게 되면 무조건 5승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균자책점은 4점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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