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여야 대선후보들이 나란히 대구경북(TK)을 무대로 정면 충돌했다.
TK는 전통적인 보수정당 텃밭이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고향이기도 한 만큼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주목받는 지역이다. 그런 만큼 각 후보들은 선거운동 첫 날부터 앞다퉈 일정표에 TK 각지를 집어넣으며 표심 결집에 부심했다.
먼저 거대 양당 후보들은 때아닌 '신천지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 2020년 대구에서 발생한 신천지 대구교회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꺼내들며 난타전을 벌였다. 앞서 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거부했고,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신천지 측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 "신천지가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방역에 협조하지 않을 때 신속하게 압수수색해 명단을 구하고 방역조치를 했더라면 한 명이라도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다"며 윤 후보를 공격했다.


신천지를 '사교 주술집단'이라고 표현한 이 후보는 "나는 쥐꼬리만한 도지사의 방역 권한으로 정치생명을 걸고 신천지 본진에 쳐들어가 명부를 확보하고, 모든 시설을 폐쇄시켰으며 교주 이만희의 아방궁까지 직접 가서 검사를 강제했다. 그래서 경기도가 방역의 선구자가 된 것"이라며 이를 자신의 행정능력 어필에까지 연결시켰다.
이에 맞서 윤석열 후보는 신천지 집단감염 당시 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대구 봉쇄' 등 지역 비하 발언을 언급하며 역공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 연설에서 "민주당이 2년 전 대구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 '대구 봉쇄', '대구 손절'을 떠들지 않았느냐. 그러나 결국 코로나19를 이겨낸 것은 대구시민"이라며 "민주당 정권에서 대구시민의 삶과 경제가 크게 무너지고 피폐해졌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윤 후보는 이어 "현 정권은 국민 권력이 자기들 것인 양 남용하고, 이권을 탈취하고 온갖 부정부패로 국민을 약탈했다"며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과 대구시민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고, 성공하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대구시민께서 정치 신인인 저를 불러 이 자리에 서게 해 주셨으니 부패한 기득권 세력과 맞서고 타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14일)부터 대구에 와 있던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전 대구 중구 반월당역 출근길 유세를 시작으로 경북 구미·김천·안동·영주 등 지역 곳곳을 오가며 표심을 끌어모았다. 특히 모두 법조인 출신인 거대양당 후보들과 비교해 과학기술과 미래산업에 대해 잘 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안 후보는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를 "평생 과거만 바라보던 내수용 법률가의 내수형 몸으로는 미래를 개척할 수 없다"고 평가 절하하며 TK를 향해서는 "당을 보지 말고 사람을 보고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구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도 방문한 안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과학입국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뤘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20년 간 먹고 살았다"며 "앞으로 20년을 먹고 살기 위해 과학기술을 잘 알고, 회사도 다녀 봤으며 장사해서 돈도 벌어본 유일한 후보인 제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같은 날 동시에 TK를 찾은 세 후보들의 '고향론'도 관심거리였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이 후보는 "같은 물을 마시고, 같은 땅을 딛고 자라났던 이를 보니 반갑지 않으시냐. TK가 낳은 첫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고, 윤 후보는 "대구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사회생활을 여기서 시작했고, 어려울때 따뜻하게 맞아줘 이렇게 키우셨다는 점에서 대구의 아들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순흥 안씨인 안 후보는 "저희 집안 뿌리가 경북 영주이고, 집안 어르신들이 다 사셔서 친숙하다"며 직접 영주시 순흥면을 방문, 종친회에 인사했다.
한편, 정의당도 이날 TK를 비롯한 전국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심상정 후보는 2월 마지막 주 대구를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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