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 유용 논란에 휩싸인 김원웅 광복회장이 16일 사퇴하면서 '친일 청산과 민족정기'를 강조했다. 광복 77주년을 맞이했지만 우리 사회에서 '친일'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여기서 궁금하다. 토착왜구 척결, 죽창가, 정의와 공정을 외치는 사람들이 구한말(舊韓末) 또는 일제 강점기에 살았더라면 나라와 민족을 위한 일을 했을까?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을 위해 운영해 온 카페 수익금으로 자기 옷 사 입고, 이발비 쓰고, 마사지 업소 들락거린 사람,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만들겠다"더니 법인카드로 자기 식구들 초밥·소고기·닭백숙 사 먹고, 공무원을 집사처럼 부린 사람이 독립운동가의 길을 갔을까?
자식 입시를 위해 가짜 인턴 증명서, 가짜 표창장을 만든 사람이 일제하에서도 죽창가를 불렀을까? 대통령의 오랜 지기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불법을 저지른 청와대 실세들, 이 사건 재판을 미루고 미루어 현 울산시장의 임기(2022년 6월)를 보장해 준 재판관, 실패한 부동산 정책 남발로 청년들을 벼락거지로 만든 자들, 방역 실패와 무능을 가리느라 돈을 풀어 5년 만에 나랏빚을 400조 원이나 늘린 자들, 검찰총장과 감사원장 등 제 할 일 하는 충신들을 난리를 쳐 쫓아낸 자들, 온갖 단체를 만들어 국고를 빼먹는 자들, 그들을 자기 선거용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세금을 퍼준 권력자, 권력을 이용해 자기 측근들에게 특혜를 주고, 그 피해를 국민 부담으로 돌린 자, 반(反)기업·반시장·반미반일 이념으로 나라를 좀먹는 자들….
이들이 구한말 무능한 정치인, 부패한 탐관오리들과 무엇이 다른가? 과연 이자들이 달 없는 밤, 보따리를 메고 독립운동을 위해 먼 길을 총총히 걸어갔을까? 바로 이자들이 나라를 망국으로 내몬 매국노이자, 친일파가 생겨나게 한 장본인 아닌가.
초등학생 시절, 학교 복도 벽에 임진왜란 '행주산성 전투도'가 걸려 있었다. 밀려오는 일본군에 맞서 싸우는 그림이었다. 그림을 보며 나도 저런 애국자가 되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나이 들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총칼을 든 적의 정규군에 자기 백성이 도끼와 쇠스랑, 돌멩이로 맞서도록 만든 자들,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여자들이 앞치마로 돌을 담아 나르게 한 무능하고 부패한 자들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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