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쾌유 기원 환영행사' 여는 '민주당' 대구 선대위… "촛불 잊었나" 논란

이재명 후보 선대위 산하 위원회가 주도… "朴 본받자"
노골적 '친박' 행보에 "나가도 너무 나갔다" 거센 비판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회가 8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참배한 모습. 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회가 8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참배한 모습. 민주당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산하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회가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고 대구 거주를 환영하는 행사를 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회는 이 후보가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보수 원로' 박창달 총괄선대위원장이 주도하는 단체다.

이번 행보도 박 위원장 영입과 같이 대구경북의 보수 지지층을 끌어안으려는 행보로 해석되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선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에서도 '감옥 보낼 땐 언제고 이제와서 뜬금포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회는 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면 돌아올 거처로 정해진 대구 달성군 유가면을 찾아 '대구 거주 결정 환영'과 '쾌차'를 기원하는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민주당 대구 선대위 박창달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을 했던 김동렬 박근혜서포터즈중앙회 회장 등 100여명이 참석하기로 했다.

이날 환영식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가우선주의 지론을 본받아 우리 정치가 진영 논리와 분열, 갈등을 뛰어넘어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전환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다짐한다"고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회 측은 설명했다.

박 선대위원장은 "오랜 옥고 끝에 대구로 돌아오시는 박 전 대통령님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달성군의 발전은 박 전 대통령의 노력과 열정 덕분이기에 우리 모두 그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피땀어린 업적이 담긴 달성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심을 적극 환영하고 감사한다. 필요한 조언이 있다면 언제든 저희를 불러 큰 가르침을 주시면 최선을 다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구 민주당의 이런 노골적인 '친박' 행보에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강도 높은 비판 여론이 감지된다.

특히 과거 대표적인 친이계로 분류되던 원로 보수 인사이자 "떠돌이 진박과 친박이 무엇을 했느냐"며 새누리당을 탈당했었던 박 위원장이 행사를 주도, 갑작스럽게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선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 민주당원은 "아무리 보수 지지층을 끌어안으려 한다지만, 불과 5년 전 국정농단에 분노해 촛불집회로 박 전 대통령을 끌어내렸던 건 다 잊었느냐"며 "오랜 노력 끝에 대구가 조금씩 '보수 일변도'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도로 박근혜'로 표를 얻어 봐야 얼마나 얻을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누구 때문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귀양하듯이 (달성에)내려온 줄 아느냐. 저쪽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상식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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