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길 건널목 사고' 이달만 2건…'CCTV 고장' 은폐 논란

코레일 안전장비 관리 부실, ‘철길 건널목 충돌사고’ 원인 규명 의문 제기
영천 사고 열차 및 건널목 차단기 CCTV 모두 고장
유족 측 “코레일 거짓 해명 및 은폐 의혹” 주장

이달 3일 무궁화호 열차와 차량간 충돌사고 발생 당시 영천시 청통면 삼부건널목 차단기에 부착돼 있던 CCTV와 작동 안내문. 사고 유족 제공
이달 3일 무궁화호 열차와 차량간 충돌사고 발생 당시 영천시 청통면 삼부건널목 차단기에 부착돼 있던 CCTV와 작동 안내문. 사고 유족 제공
이달 3일 무궁화호 열차와 차량간 충돌사고 발생 다음날 영천시 청통면 삼부건널목 차단기에 부착돼 있던 CCTV와 작동 안내문이 사라져 있다. 사고 유족 제공
이달 3일 무궁화호 열차와 차량간 충돌사고 발생 다음날 영천시 청통면 삼부건널목 차단기에 부착돼 있던 CCTV와 작동 안내문이 사라져 있다. 사고 유족 제공

경북 영천과 문경에서 이달 들어 열차와 차량 간 철길 건널목 충돌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안전장비 관리 부실로 사고 원인 규명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달 3일 영천시 청통면 삼부건널목에서 충돌사고로 숨진 70대 노부부의 유족에 따르면 사고 당시 무궁화호 열차에 설치된 전방 주시용 감시카메라(CCTV)와 함께 철길 건널목 차단기에 설치된 CCTV가 모두 고장 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코레일은 이런 사항을 유족과 경찰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숨기기에만 급급했다는 것이 유족 측 주장이다.

특히, 철길 건널목 차단기 CCTV는 사고 발생 직후 철거됐으나 코레일 내부 문건과 관리담당 역은 "CCTV가 설치된 적 없다"고 답해 거짓 해명 및 은폐 의혹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건널목 차단기 CCTV 설치 사실은 온라인 포털 웹지도 화면 등에서 확인이 된다.

유족 측은 "철도안전시행법 등에 따라 열차에는 철로 전방을 감시 녹화하는 CCTV가 장착돼 있고 사고가 난 철길 건널목 차단기에도 CCTV가 설치돼 있어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코레일에 녹화 영상을 요청했더니 '모두 고장이 났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관사의 전방 주시 의무 태만 가능성 등을 숨기고 고인에게 전적으로 사고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행위"라고 덧붙였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길 건널목 차단기 CCTV는 (코레일)대구경북본부에서 중앙선 철길 건널목에 2018년 자체적으로 16대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중앙선 개량공사와 기기 노후화 등으로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철거를 해왔는데 이번 CCTV는 공교롭게도 사고 다음 날 철거돼 오해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무궁화호 열차에 설치된 전방 주시용 CCTV 고장 원인 등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유족 측은 "사고 원인에 대한 고인의 책임도 있겠지만 안전장비 관리를 소홀히 한 코레일의 책임도 상당하다고 생각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확한 원인 규명이나 사고 예방이 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경찰은 코레일과 유족으로부터 받은 열차 운행기록장치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국과수에 감식 의뢰하는 등 조사를 하고 있으나 원인 규명에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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