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 막판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TK… 尹-李 '정면충돌'

'보수 텃밭'이지만… 정치적 변수 산적해 표심 예단 어려워
민주당, 박정희·박근혜 고리로 보수 유권자 상대 집중 공략
국민의힘은 이재명 '우크라이나 발언' 맹공… 텃밭 다지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남부수도권 시대, 대구 경북의 재도약, 이재명은 합니다!' 대구 집중유세에서 남부 수도권 시대를 약속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강원 춘천시 춘천시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한 지지자로부터 선물 받은 권투 글러브를 끼고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강원 춘천시 춘천시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한 지지자로부터 선물 받은 권투 글러브를 끼고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9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대구경북(TK)이 여야 모두로부터 최대 구애를 받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보수 텃밭'으로 불려왔을 만큼 보수 지지기반이 강한 지역이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쉽게 표심을 예단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정치적 변수들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고향이 TK인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아직 TK의 지지가 남아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적폐 수사'를 지휘한 이력이 있다.

여기에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간의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결렬되면서 보수성향의 안 후보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서도 여야 모두 TK 표심을 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여전히 '친박' 정서가 강한데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의료봉사를 했던 안 후보에 대한 부채의식도 상당한 대구 유권자들의 표심을 대선판에 남은 최대 변수로 보고 집중 공략 대상으로 꼽고 있다.

민주당은 40%, 국민의힘은 70% 득표를 각각 목표로 삼은 가운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피를 잡지 못 하고 있는 이들의 표심부터 아군으로 만드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정치권의 설명이다.

28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8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62주년' 기념식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단일화 결렬 직후인 지난 27일 윤 후보가 경북 포항을 찾은데 이어 28일에는 이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까지 일제히 대구를 찾아와 '유세 대결'을 벌인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경북 영천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고, 김부겸 국무총리까지 대구에서 열린 2·28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당·정·청이 TK에 총집결하는 모양새가 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일단 민주당은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을 고리로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민심을 회유하고 있다. 이날 송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건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검사 시절 윤 후보"라고 직격했고, 이어 유세에 나선 이 후보도 "편 가르지 말고, 공과는 정확하게 평가하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우크라이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안보에 민감한 보수층이 밀집한 대구에서 여당을 향해 총공세를 폈다.

지난 27일 윤 후보는 "힘도 없는 우크라이나가 얌전하게 있지 러시아 자극해서 공격 받았다면 우리가 구한말 일본을 자극해서 식민지가 됐느냐"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도 28일 대구에서 "외교에 얼마나 무지하고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알지 못하면 윤석열 후보를 한 번 공격해 보겠다고 침략당한 우크라이나를 내려보고 러시아의 공격을 정당화했다"고 비난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이런 오갈 데 없는 일부 TK 표심을 겨냥한 양강 후보 간의 격전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각 후보들이 표심 호소를 위해 들고 올 '선물 보따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당장 28일 이재명 후보는 "공항 문제는 형평성과 공정이 중요하다. (TK 통합신공항은) 대통령이 되면 정부 재정을 투자해 신속히 옮기고, 그 자리는 확실히 기업도시로 만들어 놓겠다"고 약속했다. 또 "낙동강 수질관리도 다른 지역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는데, 제가 갈등 해결 전문가다. 계곡 정비 때처럼 대안을 만들고 소통해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했다.

28일 오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8일 오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62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 첫 번째부터 김부겸 국무총리, 박영석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회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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