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대구경북(TK)이 여야 모두로부터 최대 구애를 받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보수 텃밭'으로 불려왔을 만큼 보수 지지기반이 강한 지역이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쉽게 표심을 예단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정치적 변수들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고향이 TK인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아직 TK의 지지가 남아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적폐 수사'를 지휘한 이력이 있다.
여기에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간의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결렬되면서 보수성향의 안 후보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서도 여야 모두 TK 표심을 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여전히 '친박' 정서가 강한데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의료봉사를 했던 안 후보에 대한 부채의식도 상당한 대구 유권자들의 표심을 대선판에 남은 최대 변수로 보고 집중 공략 대상으로 꼽고 있다.
민주당은 40%, 국민의힘은 70% 득표를 각각 목표로 삼은 가운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피를 잡지 못 하고 있는 이들의 표심부터 아군으로 만드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정치권의 설명이다.

단일화 결렬 직후인 지난 27일 윤 후보가 경북 포항을 찾은데 이어 28일에는 이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까지 일제히 대구를 찾아와 '유세 대결'을 벌인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경북 영천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고, 김부겸 국무총리까지 대구에서 열린 2·28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당·정·청이 TK에 총집결하는 모양새가 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일단 민주당은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을 고리로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민심을 회유하고 있다. 이날 송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건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검사 시절 윤 후보"라고 직격했고, 이어 유세에 나선 이 후보도 "편 가르지 말고, 공과는 정확하게 평가하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우크라이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안보에 민감한 보수층이 밀집한 대구에서 여당을 향해 총공세를 폈다.
지난 27일 윤 후보는 "힘도 없는 우크라이나가 얌전하게 있지 러시아 자극해서 공격 받았다면 우리가 구한말 일본을 자극해서 식민지가 됐느냐"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도 28일 대구에서 "외교에 얼마나 무지하고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알지 못하면 윤석열 후보를 한 번 공격해 보겠다고 침략당한 우크라이나를 내려보고 러시아의 공격을 정당화했다"고 비난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이런 오갈 데 없는 일부 TK 표심을 겨냥한 양강 후보 간의 격전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각 후보들이 표심 호소를 위해 들고 올 '선물 보따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당장 28일 이재명 후보는 "공항 문제는 형평성과 공정이 중요하다. (TK 통합신공항은) 대통령이 되면 정부 재정을 투자해 신속히 옮기고, 그 자리는 확실히 기업도시로 만들어 놓겠다"고 약속했다. 또 "낙동강 수질관리도 다른 지역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는데, 제가 갈등 해결 전문가다. 계곡 정비 때처럼 대안을 만들고 소통해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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