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절 행사에서 "우리나라의 첫 민주정부는 DJ정부"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동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석좌교수가 "김영삼 대통령이 없었다면 김대중 대통령은 아예 탄생조차 못했을 것"이라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김현철 석좌교수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왜곡성 망언을 규탄하고 정식으로 사과를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김영삼 대통령과 문민정부를 전면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 김영삼 대통령 그리고 우리 유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주었다"고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어 "다시 말해 최초의 민주 정부인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하나회 청산과 금융실명제 도입 지방자치제의 전면 실시와 같은 혁명과도 같은 개혁조치가 없었다면 결코 DJ 정부의 출범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석좌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개입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문민정부에 이어 2기 민주정부인 DJ 정부를 굳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을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 첫 민주정부라고 강변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불순한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김영삼 대통령 2주기에 참석해 '김영삼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길을 열어온 정치 지도자의 이름 가운데서도 높이 솟아 빛나고 있다'고 추모한 바 있다"면서 "문 대통령은 자신의 입에서 나온 이 말들이 모두 '형식적인' 거짓말이었는지부터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끝으로 그는 "청와대는 이에 대해 실질적 민주주의에 입각한 첫 정부가 김대중 정부라는 부연 설명엔 그저 아연실색할 따름"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분명한 사과를 요구하고 더 이상 국민을 끊임없이 분열시키고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 행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에도 김 석좌교수는 문 대통령을 향해 "역사왜곡성 망언을 규탄한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에 강한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윤석열 후보에 대항하려는 얄팍한 의도가 엿보인다"며 "그저 무능과 무치 무도한 문재인정권의 마지막 몸부림이 참으로 측은하고 한심할 뿐"이라고 혀를 찼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제103주년 3·1절 기념사에서 문화예술의 발전의 힘이 민주주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첫 민주 정부였던 김대중 정부는 자신감을 가지고 일본문화를 개방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출범한 노태우·김영삼 정부를 생략한 채, 김대중 정부를 민주 정부의 시작으로 규정한 것은 국민 분열의 의도가 있다며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논평에서 "대통령이 평생 민주화에 몸을 바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업적을 모를 리 만무한데, 각종 개혁을 통해 자유와 민주주의의 기치를 바로 세운 문민정부를 의도적으로 패싱한 저의가 무엇인가"라며 "임기 마지막 삼일절까지도 지긋지긋한 편 가르기로 국민분열을 야기하려 함인가"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전화 인터뷰에서 사회자의 관련 질문에 사견을 전제로 "저는 야당의 반응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고 수긍했다.
그는 "당연히 87년 이후 대한민국 정부가 당연히 민주정부다"라면서도 "그러나 내용적으로 (민주주의에) 실질적 증진이 있었다기 보다는 형식적 민주주의였다. 내용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아주 진전된 민주주의 국가라고 주장을 못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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